[인터뷰] TV 폭력 음란물 차단장치개발 팀 콜링스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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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 89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비디오광이 TV 폭력물을 모방해 대학 도서관에서 기관총을 난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V칩 개발의 계기가 됐습니다. "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될 TV수상기에 장착이 의무화된 V칩을 개발한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 팀 콜링스 (전기공학.36) 교수는 TV의 폭력.음란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세계 주요국들이 V칩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3일 방한한 콜링스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 V칩이란 어떤 제품인가.

"폭력 (Violence) 을 막는다는 뜻에서 V자를 따 지은 이름이다. 내년부터 미국에서는 지난해 2월 개정된 통신법에 따라 방송국이 프로그램을 보낼 때나 VCR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폭력및 음란수준 정보를 집어넣어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사전에 TV에 방송이 차단될 등급을 입력해두면 자동적으로 이런 폭력 프로그램은 방송이 되지 않는다.

V칩이 바로 이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

- 이 칩을 장착한 TV가격이 너무 비싸질 우려는 없나. 대중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칩의 가격은 기술료 포함, 8달러 (약 7천2백원)에 불과하다. V칩이 내장되지 않은 TV에는 70달러 (약 6만3천원) 짜리 별도 장치를 붙여 이 기능을 하게 할 수 있다. "

-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

"89년 연구를 시작, 2년만에 개발했지만 V칩에 대한 설명에만 4년이 걸렸다.

다행히 클린턴 행정부가 TV폭력에 대해 단호해 통신법을 통해 의무화됐다.

현재 캐나다.호주가 도입을 의무화했고 유럽국가들도 검토중이다. 다음달 선진7개국 (G7)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정식의제로 채택될 예정이다. "

- 한국 가전업체의 반응은 어떤가.

"삼성전자등 한국업체들도 V칩을 장착하지 않으면 미국내 판매가 불가능한 것을 알고 있어 수출용및 내수용 제품에 이 칩의 장착이 자연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콜링스 교수는 지난 61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나 워털루대에서 89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V칩 개발 공로로 캐나다 기술혁신상 (매닝상) 을 받았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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