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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남대천, 동식물 숨쉬는 휴식처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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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강릉 남대천은 시 남쪽을 흐르는 강이다. 대관령과 삽당령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성산면 오봉에서 합쳐져 시내를 지나 동해로 흘러간다. 농업용수와 상수도의 수원지 역할을 하는 강릉의 젖줄이다. UNESCO지정 무형유산인 강릉 단오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그러나 재해를 막는 치수 위주로 정비돼 시민들이 편히 쉴만한 곳은 많지 않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물고기 등 동·식물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다.

강릉시가 이런 남대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 도심 속에 맑은 물이 흘러 아이들이 물장구 치고, 물고기가 뛰놀며, 수목이 울창해 새들이 찾아오는 생태 하천을 만들어 동·식물의 산란과 서식처는 물론 시민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남대천 민속제가교 상·하류 생태하천 복원 조감도(左)와 포남교 하류 생태하천 복원 조감도 [강릉시 제공]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남대천은 강릉교에서 바닷가 공항대교까지 4.4㎞ 구간이다. 강릉시는 이곳에 꾹저구 등의 물고기와 달뿌리풀 등의 식물이 서식하고, 수질은 1급수를 유지해 생명력 있고, 주민과 생물이 함께 하며, 역사와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것이 목표다.

복원은 3개 공간으로 나눠 이뤄진다. 강릉교~포남교(1.54㎞)구간은 ‘친수 및 문화생활’ 공간으로 시민이 쾌적하고 건전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원할 계획이다. 제방과 둔치에 실개울을 조성하고, 만남의 광장, 초화원, 흙다짐 포장 산책로 등이 들어선다. 강에는 수달 은신처와 징검다리, 물이 직선으로 흐르지 않도록 제방(수제)도 쌓는다. 물고기가 잘 오를 수 있도록 어도(魚道)도 개량한다.

포남교~민속제가교(1.29㎞)구간은 ‘하천체험’ 공간. 강에는 여울과 징검다리 등을 만들고 제방과 둔치에는 샛강을 새로 만드는 등 생태습지와 수달 서식처, 자귀나무 이팝나무 등 다양한 나무숲과 산책로, 관찰데크 등 하천 생태의 다양성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하류인 민속제가교~공항대교(1.57㎞)구간은 ‘하천경관 조성’ 공간. 자정작용을 높이는 등 깨끗한 강을 만들어 철새가 날아들고, 물고기가 뛰노는 등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을 만들 계획이다. 정화습지, 물억새 군락, 갈대군락, 수변광장과 수변데크 등이 들어선다.

남대천에는 법적 보호종인 수달이 강릉교 아래 암반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노랑부리저어새가 공항대교 모래톱 일대에 살고 있다. 흰꼬리수리도 발견됐다. 많지는 않지만 연어도 올라오고 있다.

남대천 복원사업은 5일 기공식과 함께 본격 추진된다. 모두 188억원(국비 131억원 포함)이 투입되며, 2012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강릉시 조규민 자연복원사업단장은 “남대천은 강릉 시민에게 어머니 같은 강이지만 치수 위주의 직강화와 콘크리트 정비로 생태환경이 나빠지고, 시민과 함께 하기에 부족함이 많았다”며 “생물의 다양성을 높여 남대천을 건강하도록 하고,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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