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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학술회의의 계절…올해 관심끄는 주제는 동양·대중문화·통일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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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가을이면 학자들은 학술행사장에 모인다.

대부분의 학회가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이들 학술회의에서는 1년간 격조했던 사람들끼리 만나기도 하고 한해의 연구경향을 점검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을에 이뤄지는 학술회의를 통해 그해 학계의 관심사와 내년의 학계의 동향이 드러나기도 한다.

올가을 학계에서 관심있게 다뤄질 주제는 크게 '동양에 대한 새로운 모색' '정보화 사회와 대중매체' '통일' 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여러 학회가 서양과 대비되는 동양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학술행사들을 연다.

철학연구회 (회장 엄정식)가 10월말 개최하는 '동서 융합' 이라는 주제가 대표적. 근대 이후 서양적 사유가 야기한 오늘날의 위기를 염두에 두면서 서양적 사유의 성과와 동양적 사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또 한국심리학회 (회장 김태련)가 10월 24~25일 '동양심리학의 모색' 이라는 주제로 여는 학술행사도 이성과 대비되는 심리의 공간을 범주화한 서양의 심리학과 달리 동양적 사유에서 새로운 심리학의 가능성을 모색해보려는 같은 맥락의 움직임이다.

이외에 한국사회학회 (회장 한남제) 와 한국언론학회 (회장 이정춘)가 중심이 돼 정치학.경제학.행정학 등을 망라한 '정보화 사회' 연구단체가 11월경 발족할 예정이다.

전국의 철학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97년 한국철학자대회 (대회장 하재창) 는 기존의 철학이 기피했던 대중문화.대중매체를 다룬다.

현실적인 문제에 다소 무관심했던 철학계가 이같은 주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종의 사건이다.

'대중매체에 대한 철학적 접근' 이라는 주제로 10월 24~25일 원광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이런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올 가을 북한문제도 비중있게 다루는 주제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한국정치학회 (회장 최상용)가 10월 24일과 11월 15일 두차례 여는 통일관련 학술회의도 그중 하나. 최근 남북한 상황을 반영하듯 북한의 급변하는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대 민교협 (회장 장회익) 도 10월 중순 '지금 우리에게 통일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올 가을 주목할만한 국제학술행사로는 경남대 (총장 박재규) 극동문제연구소가 4~5일 힐튼호텔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강경식 경제부총리 등 관련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하는 '21세기 국가발전전략과 한국의 선택' 학술회의가 있다.

또 경희대 (총장 조정원) 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21세기의 비전과 현실 : 동아시아의 역할' 이라는 주제로 국제평화회의를 열고 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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