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방학 현장 실무경험 사례]고려대생 열대 오지서 한달숙식 산공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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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려대생 김정집 (金正執.25.경영4) 씨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1백여㎞ 떨어진 자무나의 현대건설 작업장에서 여름방학중 한달을 보냈다.

한국인 직원 27명이 현지 근로자 3천여명을 동원, 10㎞에 이르는 교량을 건설하는 곳이었다.

해외경험이 처음인 金씨가 해외 유명관광지를 외면한 채 모기가 우글대고 습기가 온몸을 감싸는데다 볼 것이라곤 나무숲 밖에 없는 열대림의 건설현장을 찾은 것은 학교에서 4년째 실시하고 있는 국제경영현장실습 (3학점) 때문. 고려대 경영학과는 기업이 숙식을 제공하고 학생은 항공요금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학생이 각자 주제를 정해 국내기업 해외현장에서 경영실무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

金씨의 항공료는 75만원 정도. 올해는 1백48명의 학생들이 참가, 베트남.중국.싱가포르.네덜란드 등 18개국 60여개 국내 업체에서 국제 경영을 보고 배웠다.

국내기업 해외지사에서 관리직원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金씨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해외건설 현장의 노무관리' 였다. 오전중에는 한국인 직원들을 상대로 대담 위주의 연구를 하고 오후에는 현지근로자들과 만나 짧은 영어로 애로점.요구사항 등을 들으면서 양국간 문화차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고려대 김익수 (金益洙.경영학) 교수는 "올 여름방학 실습은 경제난때문에 기업의 협조가 적어 경영학과 교수 모두가 나서 수십 차례 학교 동문 기업인들을 찾아다니며 실습생의 숙식만 해결해줄 것을 부탁해 겨우 성사됐다" 며 "특히 교수 3명은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학생이 있는 현지를 찾아다녔고 귀국한 학생들을 전원 면담, 학습성과를 확인했다" 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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