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모임]장흥예술인마을 '젊은사람들' 15명 숨은 봉사 이태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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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위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넘겨버리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 하나로 뭉쳤습니다. "

'이웃사랑을 위한 젊은 사람들 (회장 趙慶嬅.41.여)' 회원 15명은 통기타가수.화가.피아노 조율사.여대생.주점주인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있다.

20~40대로 모두 젊은이들은 아니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젊은 마음으로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자" 는 뜻에서 모임의 이름을 '젊은 사람들' 로 지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양주군장흥면일영리에 문을 연 '예술인 마을' 에 단골로 드나들며 당시 주인이던 이병석 (李炳奭.38) 씨의 소개로 함께 만나게 됐다.

만남이 지속되면서 저마다 봉사에 대한 열의를 가슴에 품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회원들은 올들어 자연스럽게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달말 고양시덕양구선유동에 사는 조은희 (曺銀姬.24.여) 씨가 5년째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치료비가 없어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일을 첫번째 봉사활동거리로 정했다.

이들은 정중환 (丁重煥.38).최회필 (崔會弼.35) 씨등 회원 5명이 통기타 가수인점을 활용해 통기타콘서트를 열어 曺씨를 돕기로 작정했다.

이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연예인마을에서 콘서트를 열어 2백만원의 성금을 마련, 曺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4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각계의 온정으로 마련된 1천만원의 성금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曺씨가 입원.치료비로 앞으로 2천여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회원 이일사 (李一四.37.화가) 씨는 "曺씨는 그동안 입원비가 부족해 두차례나 병원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어 다시 강제퇴원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 이라며 "회원들과 함께 병원을 직접 찾아 병원비 감면등의 지원을 호소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콘서트를 열거나 가두모금운동을 벌여 소년소녀가장 및 혼자사는 노인등 불우한 이웃을 도울 계획" 이라는 회장 趙씨는 "이웃돕기운동에 동참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두 후원자로 영입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02 - 355 - 57. 21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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