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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자민당 총재선거 하시모토 再選 확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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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일본총리가 28일 집권당인 자민당 간부회의에서 총재재선을 위한 공식출마를 선언한다.

아울러 현재 추진중인 국가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한다.

선거는 9월8일 공고돼 20일 투표를 실시한다는 일정이지만 승승장구하는 하시모토앞에 나설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무투표로 재선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일본정계는 하시모토가 날로 힘을 얻어가면서 장기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차기를 내다본 2인자 경쟁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당내에서 벌여왔던 물밑경쟁이 총재선거를 앞두고 완전히 드러내놓고 싸움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하시모토가 재선후 단행할 당직인사와 개각내용에 따라 파벌간의 세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파벌들이 전면전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당의 경우 간사장, 내각의 경우 관방장관 자리를 누가 맡는가를 놓고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2인자 다툼이자 차기총리직 쟁탈전의 서막이기도 한 이번 정쟁은 자민당내 5대파벌간 힘겨루기에다 보수대연합파와 연립정권유지파의 대결이라는 측면까지 겹쳐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세력다툼의 선봉장으로는 가토 고이치 (加藤紘一) 간사장과 가지야마 세이로쿠 (梶山靜六) 관방장관이 꼽힌다.

가토는 자민.사민.신당 사키가케의 3당연립정권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립정권유지파를 대표하는 인물. 이에 맞선 가지야마는 제1야당인 신진당과의 대연합을 주장하는 이른바 보 - 보 (保 - 保) 연합파의 맹주격이다.

하시모토 정권은 그동안 이들과 하시모토 총리가 3각다리 모양으로 균형을 이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인사의 계절' 을 맞아 두사람이 정치생명을 건 노선싸움을 시작함에 따라 균형도 깨졌다.

가지야마는 최근 "다음 개각때 관방장관직을 그만두겠다" 고 선언함으로써 가토에게 간사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물귀신작전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인사권을 쥔 하시모토 총리는 입조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쟁의 강도로 봐 인사파장이 일본의 가을정국을 다소 소란스럽게 하겠지만 현 연립정권 구도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만 피한다면 하시모토 총리로서는 느긋이 롱런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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