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 융합 땐 양질의 일자리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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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트 육성과 통합이 21세기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산업 환경에서 문화 콘텐트 통합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콘텐트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실천전략 포럼’에서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산업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국가 성장을 위해 녹색산업인 콘텐트 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며, 그 기본은 콘텐트 통합”이라고 언급했다. 정·관계 인사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게임·공연 등 콘텐트 업계 종사자와 학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토론의 열기는 뜨거웠다.

‘콘텐트 산업 재도약을 위한 실천전략 포럼’이 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영화·게임·공연 등 분야별 콘텐트 산업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학과 교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기범 초록뱀미디어 대표,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장우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문규학 소프트뱅크 코리아 대표,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태성 기자]


◆“청년실업 문제 해결할 수 있다”=포럼에 참석한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양적으로 일자리를 늘린다고 실업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곽 위원장은 “현재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취직하길 원하는 직종은 바로 금융과 문화 콘텐트 분야”라며 “미디어 산업의 통합으로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청년실업 문제를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1990년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 얘기도 꺼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음악을 듣는 취향과 기호가 팝음악에서 한국 가요로 넘어감을 느꼈다. 그만큼 한국의 젊은 창작자들이 세계 누구와 겨뤄도 전혀 뒤지지 않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충만하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방송·통신 융합을 콘텐트 산업 재도약의 디딤돌로 삼자는 의견을 쏟아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지금까지 한국의 미디어 환경은 언론적 기능만을 강조해 산업적 측면을 도외시해왔다”며 “미디어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교차 소유 등을 가능케 해야 자본 유입이 원활해지고,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초록뱀미디어 대표는 방통 융합이 ▶콘텐트 개발·유통 능력을 높이고 ▶제작비의 안정적인 조달을 도와 ▶‘한류’의 해외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출현해야”=김장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축사를 통해 “인간의 감성과 기술이 결합된 콘텐트산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대표적 신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방통 융합과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정부와 콘텐트업계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고품질의 문화 콘텐트를 제작해야 하며 ▶융합형 콘텐트와 서비스 개발,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 글로벌 미디어·콘텐트 기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쓴소리도 적지 않게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투자·유통 구조의 왜곡, 창작 역량 부족 등을 국내 콘텐트 산업의 침체 원인으로 꼽았다. 대안으론 체계적인 투자와 세계시장 진출을 제시했다.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관람객 감소와 투자 수익률의 악순환으로 국내 영화 시장이 위기”라며 “한계 극복을 위해선 세계화가 필수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융합 환경에 맞는 과감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창조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한다”며 “미디어 빅뱅, 디지털 빅뱅 시대엔 규제 철폐만이 문화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우·천인성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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