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社內 벤처제'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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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회사 내의 또다른 조그만 회사' 사내 벤처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의 달아오른 벤처기업 창업 붐을 회사 경영에 응용해 보자는 것이다.

사내벤처는 신규사업개발및 사업화에 대한 전권을 담당자에게 주고 성공할 경우 일정금액 또는 일정비율의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게 공통점. 잘만 되면 개인과 회사에 모두 이익이고 '안돼도 그만' 이라는 점 때문에 20~30대 젊은 직장인들 가운데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사내벤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존의 사업부와 별도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왕의 조직 일부를 떼어 경영을 맡기는 소사장제와는 차이가 있다.

해태전자는 7월 한달동안 사내벤처비즈니스 공모 결과 50여건이 응모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들의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서등을 두 차례에 걸쳐 심사해 10월말경 최종 대상을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6월 의류부문의 '2DY' 유통부문의 'CREO' 등 8개의 사내벤처를 선정,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주었다.

이 회사 벤처조직은 각 부문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되며 앞으로 5년간 2천만달러 규모의 사내 벤처펀드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다.

2년 뒤에 평가를 하게 되며, 성공사업에 대해서는 투자이익의 10%이상을 지급한다.

대우전자도 최근 사내벤처제도를 도입, 사내에 벤처자문위원회까지 설립하고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있다.

'소규모 투자로 단기간에 투자회수가 가능한 기술집약적이고 시장중심형인 고수익사업' 이 대상이다.

회사측은 "투자전망이 밝은 사업의 경우 계열사인 대우창업투자와 연계해 창업및 경영지도, 판매망확보등의 지원을 하게 된다" 고 말했다.

또 LG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사내벤처를 공모, 접수된 51개팀 가운데 '메카' 와 '교통정보사업' 등 2개팀을 작년말 사내벤처로 선정했다.

이밖에 제일제당이 사내에 30억원의 사내기업자본금을 마련해 매년 연말 사내벤처 (사내기업가) 를 선발, 운영하고 있다.

현대정공도 최근 사내벤처제도를 도입했으며 주요 정보통신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제도를 도입해 신규사업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사내벤처를 도입할 경우 ▶소기업의 스피드와 유연성을 살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실패를 두려워않는 모험정신을 키우며 ▶소프트한 신사업 개발로 사업구조 혁신을 촉진시키고 ▶사원들에게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도록 유도해 차세대 경영인을 양성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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