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바둑대항전]상하이서 펼쳐지는 한국과 중국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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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5명이 대결하면 한국이 최강이지만 그 이상이 대결하면 일본이나 중국이 이긴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 바둑을 이 한마디로 평가한다.

한국은 4인방을 축으로 한 소수의 강호로 세계를 제패했지만 그다음 기사들의 수준은 대단치 않다는 얘기다.

이런 평가를 증명이나 하듯 한.중 양국의 대표기사 7명이 겨루는 롯데배 한.중 바둑대항전은 세번의 대회가 치러진 지금까지 한국이 1승2패로 밀리고 있다.

제4기 롯데배가 26일 (1차전) 과 28일 (2차전) 중국 상하이 (上海) 의 허핑 (和平) 호텔에서 열린다.

한국의 출전선수는 조훈현9단.이창호9단.유창혁9단.정수현9단.홍종현8단.최규병8단.목진석3단등 7명. 이에 맞서는 중국의 대표선수는 녜웨이핑 (섭衛平) 9단.마샤오춘 (馬曉春) 9단.위빈 (兪斌) 9단.창하오 (常昊) 8단.저우허양 (周鶴洋) 8단.왕레이 (王磊) 6단.뤄시허 (羅洗河) 6단등 7명. 한국은 조훈현.이창호.유창혁 3강이 막강하지만 중국은 창하오.저우허양.왕레이.뤄시허등 신예들이 위력적이다.

이들 6소룡의 멤버들은 올해 삼성화재배.동양증권배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세계 정상들을 연속 격파해 이미 성가를 높였다.

한국선수중 52세의 홍종현8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대학생때 프로가 된 그는 20년전인 77년 국수전 도전자로 나서는등 활약했으나 그후 사업으로 주업을 바꿨다.

하지만 바둑에의 집념을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 롯데배 국내 예선을 당당히 통과해 삼성화재배 예선을 통과한 김인 (54) 9단과 함께 화제가 됐다.

94년 시작된 이 대회는 첫해 한국이 8대6으로 이겼으나 이후 5대9, 6대8로 연패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설욕을 벼르고 있는데 냉정한 눈으로 전력을 비교하면 지난 1년간 성적을 토대로 최강의 멤버를 내세운 중국팀에 약간 밀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상금은 우승 11만달러, 준우승 4만달러. 1, 2차전 전적이 7대7 동점일 경우 주장전의 승자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주장은 한국이 조훈현9단, 중국이 마샤오춘9단을 내세울 전망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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