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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마약전쟁·정부무능으로 콜롬비아 경제위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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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남미에서는 드물게 60년간이나 성장가도를 달려온 콜롬비아 경제가 게릴라의 준동과 정부의 무능, 마약전쟁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등으로 위협받고 있다.

지난 33년부터 95년까지 연평균 5.5%씩 성장해온 콜롬비아의 국내총생산 (GDP) 은 올해 2%이상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대공황이후 처음으로 연간기준으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콜롬비아 경제는 이미 지난해 4분기와 금년 1분기에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년만에 처음이다.

일부 분석가들중에는 내년의 재도약을 위한 연착륙쪽에 무게를 두는 이도 있으나 여기에도 갖가지 유보조항이 붙는다.

보고타의 한 경제분석가는 "올 2분기의 성장률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한다" 면서도 "경제회복은 느릴 것이며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다시 후퇴할 수도 있다" 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미국과 에르네스토 삼페르 콜롬비아 대통령간의 불화가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삼페르대통령은 지난 94년 그의 선거운동본부가 마약밀매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지적에 시달려왔다.

물론 그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마약스캔들은 미국관리들이 지난 3월 불법 마약거래와의 전쟁에서 콜롬비아를 더이상 협력국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일조를 했다.

아직까지 이로 인한 타격은 상징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은 콜롬비아의 마약퇴치노력에 대한 자금지원은 계속하고 있으나 다른 직접원조를 2천만달러이상 삭감했다.

그러나 협력국지위의 철회는 전반적인 불안감을 조성해 투자자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연기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미 주춤해진 소비지출은 더욱 떨어지는 추세다.

콜롬비아 주식시장은 달러기준으로 약 30% 가까이 주가가 올랐으나 외국 증권사들은 최근 경제적 취약성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콜롬비아 증시에 대한 평가를 낮춰왔다.

콜롬비아의 경제문제가 모두 마약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지난 95~96년간 인플레 우려를 불러일으킨 대출붐을 진정시키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했다.

중앙은행이 최근들어 금리를 약간 낮추기는 했지만 기업들은 장기간의 고금리가 경기침체를 초래했다고 불평하고 있다.

실제로 2분기중 콜롬비아의 주요 18개기업의 수익은 1년전에 비해 15%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여전히 콜롬비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일부지표가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련의 민영화계획도 경기회복에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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