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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제자사랑은 끝없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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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공주대 수학교육과 교수들이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선물한 책을 우편봉투에 넣고 있다. [공주대 제공]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제자들에게 책을 선물하거나 장학금을 마련해주는 교수·교장들이 있다.

◆입학전 책선물=공주대 수학교육과 합격생 35명은 최근 학과 교수들로부터 한 권의 책이 들어 있는 선물을 우편으로 받았다.

소포 속에는 일본의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78)의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과 함께 다음 달 2일 열리는 입학식 때 독후감을 써오도록 당부하는 글이 들어 있었다. 글은 이 책 외에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자서전인 『일류국가의 길』이라는 책도 읽어보도록 권유했다. 교수들은 이와함께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으니 학문과 독서로 꿈을 실현하자.”는 격려의 글도 잊지 않았다.

이들 책은 이 학과 교수들이 선정한 권장 필독도서 50권 가운데 상위 두 권이다.교수들은 우수 독후감에 대해서는 2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책과 도서상품권은 이덕호·노영순·박달원·김응환·전대열·안재만 등 수학과 교수 6명이 사비(100여만원)를 털어 장만했다.

학과 교수들은 2006년부터 권장 필독도서 목록을 만들어 제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수학과 학생들이 인문계열 학생보다 교양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지 말도록 하자는 뜻도 담겨있다.

김응환(53) 학과장은 “신입생들이 올바른 학문관과 국가관·교육관을 갖추도록 도와주기 위해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당과 강사료로 장학기금 마련= 충남대 생물환경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한 장기운(68) 명예교수는 장학회를 만들었다.

장 명예교수는 최근 ‘초전(草田) 문하생(제자) 홍익장학회’를 설립하고, 송용호 총장을 만나 학생 2명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초전은 그의 아호이다. 기금은 퇴직할 때까지 23년간 모은 수당과 특강 강사료 등 1억8000여만원이다.

장교수는 “경기도의 광주에서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어렵게 대학을 다니던 시절부터 ‘꼭 장학회를 설립하자’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학기금으로 우선 농생대 소속 1명과 자신이 몸담았던 생물환경화학과 1명 등 2명에게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250만원씩을 전달했다. 또 모교(경기 광주농고) 후배 1명에게도 200여만원을 지급했다. 그는 앞으로 해마다 농생대 재학생 1명과 생물환경화학과 1명 등 2명에게 1학기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23일 정년 퇴임을 하는 청주 일신여고 김용민 교장(62)은 사재를 털어 이 학교에 장학금 2000만원을 기탁,‘밀알회’라는 장학재단을 만든다.

김 교장은 “학교에 장학회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학생들 개개인이 사회를 위한 씨앗이 되라는 의미의 장학회를 만들기로 했다”며 “퇴임 후에도 100만원이든 200만원이든 조금씩이나마 장학금을 기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신여중 교장으로 재직했던 2003년부터 4년간 매년 250만원씩 10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놨으며 2007년 3월 일신여고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자신과 부인의 명의로 13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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