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족보연구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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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사회에 '족보 (族譜) 연구' 열풍이 불고 있다.

약 20년전 앨릭스 헤일리의 소설및 TV드라마 '뿌리' 가 히트하면서 한때 붐을 이뤘다 시들해졌던 '뿌리찾기' 에 다시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인구통계 잡지인 '아메리칸 데모그래픽스 매거진' 은 현재 자신의 가계와 혈통을 추적하고 있는 미국인이 4천2백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전국 족보연구회의 회원은 지난해에만 20%가 증가, 1만7천2백명으로 불어났다.

워싱턴의 국가공문서 보관소 방문객의 60%가 족보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역.연대별로 출생.사망.인구조사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공문서보관소 400호실은 뿌리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족보연구가 다시 활발해진 이유는 베이비 붐세대가 50대로 접어들면서 여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베일 속의 조상을 찾아나가는 과정자체가 난이도가 높은 낱말맞추기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많은 흥미를 제공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다 컴퓨터및 정보통신의 발달로 많은 뿌리찾기용 프로그램이 출시된 것도 추적붐을 조성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관련 웹사이트가 1만5천여개나 있다.

셜리 윌콕스 족보연구회장은 "족보 찾기가 미국인들의 정체성 (正體性) 을 함양하고,가족간의 유대감 (紐帶感) 을 돈독하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밝혔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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