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15일 개봉 '파라다이스 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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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90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에서 노년의 백인여성과 흑인 기사 간의 따스한 인간적 교감을 잔잔하게 그렸던 브루스 베레스포드감독이 이번에는 2차대전 당시의 실화를 바탕으로 여자포로수용소의 처절한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파라다이스 로드' (Paradise Road) 는 2차대전 말기인 1942년 일본군이 싱가포르를 공습하면서 졸지에 포로가 된 연합군 측의 부녀자들이 수마트라섬의 포로수용소에 수용되면서 겪는 굶주림과 학대.질병.극심한 육체노동 등 끔찍한 체험들을 당시 수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현해냈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의 처참한 현실을 통해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기 보다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겪는 갈등 (포식과 따스한 물을 위해 위안부를 자청한다든지, 영국 여성들과 네덜란드 여성들간의 미묘한 대립 등) 과 음악을 통한 극복을 그려간다.

농장주의 아내인 애드리언 (글렌 크로스) 과 노처녀 선교사인 드루먼드 (폴린 콜린스) 는 서로 음악교육을 받았음을 알게 되자 의기투합, 목소리로 화음을 만들어내는 음성 관현악단을 결성해 열악한 생존의 조건들을 참아나간다.

'파고' 로 올해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의사를 사칭하는 유태인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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