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평가戰을 통해본 韓-日 축구대표팀 전력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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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98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B조예선에서 맞붙게된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전력은 어느쪽이 우세할까. 나이키 브라질 월드투어가 있기 전까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이 한수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한.일 양국 대표팀이 10, 13일 나란히 브라질과의 경기를 벌인 결과 일단 한국이 상대적인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고 상대적이기 때문에 양팀의 전력을 간접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박경호 스포츠TV 해설위원은 "일본은 기술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기술에서 몇수 위인 브라질에 약할 수밖에 없다" 고 했다.

이 경기를 관전한 차범근감독도 "일본대표팀의 핵 나나미 (주빌로)가 나오지 않아 실력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팀 감독이 이번 경기를 친선경기가 아니라 평가전으로 여기고 경기에 임했다는 점에서 양팀의 최근 변화된 전력을 비교하는 분석자료는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먼저 공격력에서 한국이 우세하다.

한국 역시 황선홍의 부상으로 최종공격수 선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김도근.고정운.서정원.최문식등 득점력이 뛰어난 MF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브라질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브라질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은 미우라.다카기 투톱이 노쇠했고, 나나미.나가타등 공격형 MF가 게임리드에 중점을 두고 있어 득점력에서 떨어졌다.

일본은 브라질전에서 전반에는 미우라가 원톱 플레이를 펼쳤고 후반에는 미우라를 MF로 내리고 다카기.조 쇼지 (마리노스) 투톱을 내세웠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수비력에서도 한국이 앞섰다.

한국은 타이트한 맨투맨수비로 브라질 공격수들을 당혹스럽게 했지만 일본의 수비진은 중앙은 물론 좌.우 사이드 돌파를 쉽게 허용했다.

일본의 가모 슈감독도 "한국의 수비력이 막강하다" 고 평했다.

MF진의 미드필드 장악력은 미지수다.

일본이 우세했다는 평가였지만 한국의 MF진도 탄탄한 조직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일전에서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정신력에서 한국이 보다 우세해졌다는 점이다.

브라질의 콘세이카오는 "일본의 볼 집중력이 한국에 비해 떨어졌다" 고 했으며 둥가는 "한국의 자신감이 일본을 능가했다" 고 밝혔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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