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 한국, 세계 4강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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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여자배구가 '약체' 라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19년만의 세계 4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10일 끝난 97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C조에서 네덜란드.일본.쿠바를 연파하며 3전승으로 조1위를 차지한 한국은 예선 2차리그에서 2승만 거두면 본선 4강에 진출하게 된다.

오는 15일부터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예선 2차리그에서 한국은 미국.러시아.네덜란드와 겨루게돼 무난히 2승을 올릴것으로 보인다.

강호 러시아와의 승부는 예측할수 없지만 네덜란드는 1차예선에서 이미 3 - 2로 꺾었던 팀이고 미국은 한수 아래로 평가되고 있는 팀이기 때문. 지난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던 한국여자배구는 78년 세계선수권 4위를 마지막으로 4강에 들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들보 장윤희.홍지연 (이상 LG정유) 이 대표팀에서 빠진데다 사령탑도 김철용 감독 (LG정유)에서 김형실 감독 (담배인삼공사) 으로 교체돼 '약체' 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세터 강혜미와 센터 장소연 (이상 선경) 의 황금 콤비플레이가 최고의 위력을 발하고 노장 김남순 (한일합섬) 의 분전, 그리고 신임 김감독의 조직력 배구가 짧은 시간안에 빛을 발해 19년만의 4강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만년 3위' 선경을 96~97시즌 슈퍼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강 - 장 콤비는 한국의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로 자리잡았다.

184㎝의 장신 센터 장소연은 이번 1차예선 세경기에서 장기인 중앙속공과 이동공격으로 35득점.25득권 (블로킹 15) 의 최다 득점을 기록, 3연승을 이끌었다.

또 은퇴를 앞둔 장윤희.홍지연과 27세 동갑내기인 김남순은 23득점.25득권으로 맹활약,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끌었고 정은선 (흥국생명) 은 장윤희의 공백을 훌륭히 메꿨다.

한국은 장소연과 대각을 이뤄 블로킹을 해줄 장신 센터 한명이 없는게 가장 약점이지만 특유의 조직력을 살린다면 숙원인 4강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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