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 무게 18.9t …경주박물관 측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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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에밀레종 (성덕대왕신종) 이 11일 몸무게를 쟀다.

신라 36대 혜공왕 7년 (서기 771년) 전설을 안고 태어난지 (?) 1천2백26년만이다.

이 종은 높이 3.36m.지름 2.2m.현존하는 국내 종 가운데 가장 크다.

그러나 정확한 무게는 지금껏 몰랐다.

'삼국유사' 에 '구리 12만근으로 만들었다' 는 기록이 남아 있어 20t정도는 되지 않을까 추측할 따름이었다.

11일 오후2시 국립경주박물관 앞뜰 에밀레종의 종각. 경주박물관 관계자등 30여명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종은 지난달 22일 측정을 위해 바닥에 내려져 있었다.

종이 매달려 있던 천장 부위엔 도량형기기 메이커인 ㈜카스가 6천만원을 들여 3개월간 제작한 특수 디지털 저울이 걸렸다.

잭으로 종을 들어올려 저울에 걸자 저울의 스프링이 아래로 늘어지면서 전자판에 숫자가 나타났다.

'18900' . 에밀레종은 1만8천9백㎏이었다.

쏘나타 승용차의 14배가 넘는 것이다.

이날 측정엔 꼭 1시간20분이 걸렸다.

경주박물관이 지난해 6월부터 이 종의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카스사는 "종의 무게를 재는 저울과 비용을 부담하겠다" 고 제의했다.

박물관은 이를 받아들여 이날 역사적인 무게측정이 이뤄진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신라시대 무게단위인 근 (斤) 이 어느정도 무게인지 알게 된 것도 부차적인 소득" 이라고 말했다.

경주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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