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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자 생산량 강원보다 앞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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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원도에 '감자바위' 라는 애칭을 안겨준 배경이 됐을 만큼 전국 최고의 명성을 얻어온 강원도산 감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감자재배를 크게 늘린 남부지방에서 출하된 감자가 강원도 감자의 명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 가장 위협적인 곳은 제주도. 유채의 대체작목으로 감자재배를 늘려 이미 생산량에서 강원도를 넘어서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의 감자 재배면적은 여름감자와 고냉지감자를 합쳐 8천8백4㏊. 제주도의 감자 재배면적은 7천5백70㏊로 다소 적다.

그러나 생산량에서 제주도는 지난 4월까지 23만여의 감자를 출하, 강원도의 올해 생산계획량 21만여을 이미 넘어섰다.

제주도산 감자가 시장에 넘치면서 강원도산 올 여름감자 값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강원도 고냉지감자 값이 폭락, 재배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는 9월부터 출하될 고냉지감자 값도 제값받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강원도농촌진흥원은 제주도산과 강원도산 감자를 영양학적으로 분석, 강원도산 감자의 당질과 소화를 돕는 아밀로스 함량등이 제주산보다 높아 품질이 우수하다며 강원도 감자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에 1년에 3차례씩 감자를 재배, 출하하는 제주도는 감자가 생산되는대로 전국에 유통, 일정기간 저장했다가 유통되는 강원도 고냉지 감자보다 신선하다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강원도는 그동안 감자영농에서 안이한 태도로 현재의 상황을 야기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주도는 유채및 보리등이 농촌소득에 한계를 보이자 지난 92년 제주도감자기술센터를 설립, 감자재배 확대에 주력해 왔으나 강원도는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춘천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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