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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 완성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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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장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돼 효력이 뛰어난 감기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위스콘신대 등 미국의 3개 기관으로 이뤄진 합동연구팀은 지난 20년간 감기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라이노 바이러스를 분석해 99개 변종의 유전자 지도를 모두 완성했다고 CNN이 13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12일자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가장 흔하게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 바이러스는 천식·폐렴·중이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간 후 면역체계에 의해 공격받게 되면 수천 수만 개의 변종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각 변종에 맞는 치료약을 일일이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본적인 감기 치료약이 나오지 않았던 건 이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는 감기약은 항바이러스성 치료제라기보다는 기침·고열·통증 등을 줄여줌으로써 인체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약품들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라이노 바이러스의 변종은 무수히 많지만 내부 성분은 모두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게 됐다. 연구팀은 또 라이노 바이러스가 크게 15개의 소그룹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들 15개 소그룹의 공통점을 밝혀내면 백신 개발까지는 어렵겠지만 머지않아 감기치료제 개발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CNN은 “미 관계당국이 제대로 협조하면 2~5년 내 진정한 감기치료제가 개발될 걸로 연구팀은 예상한다”고 전했다. 감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병으로, 미국에서만 연간 600억 달러(약 84조원)가 치료비로 쓰인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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