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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자가진단포인트> 시야에 먼지 떠다니면 망막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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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깨질듯한 두통과 메스꺼움으로 신경과를 찾았던 K씨 (45.여) .담당의사는 몇가지 검사를 한뒤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환자를 다급하게 안과로 전과시켰다.

1~2일내 치료를 받지않으면 실명할 수 있는 녹내장이 의심됐던 것. 눈 만큼 현대인이 가장 혹사시키면서 소홀히 취급하는 신체기관도 드물다.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 권오웅교수 (안과) 는 "눈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만큼 질환도 많고 드물지 않게 실명도 초래하지만 눈의 건강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관심하다" 고 경고한다.

앞에서 예를 든 급성녹내장의 경우에도 환자가 의사에게 초기증상인 안통을 호소했거나 처음부터 안과를 찾았더라면 초응급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담당안과의사는 설명한다.

안질환중 가장 흔한 것은 결막염이나 각막염. 대체로 충혈과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그다지 위험한 질환은 아니다.

눈의 생명인 시력을 위협하는 대표질환은 백내장과 녹내장.망막질환등. 백내장은 빛의 굴절을 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 조기수술보다는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녹내장은 수정체와 각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수 (房水) 의 배출구가 막혀 발생한다.

안압이 높아져 안구뒤쪽에 있는 시신경을 압박.손상시킨다는 것. 만성인 경우엔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없지만 급성일 때는 극심한 안통과 눈부심.두통.구토등을 동반한다.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기관인 만큼 망막질환에 걸리면 우선 시야에 변화가 온다.

대체로 증상없이 진행되지만 시야에 먼지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전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망막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터지면서 초자체에 혈액이 흘러들어가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 망막이 찢어져 안구에서 떨어져 나오는 망막박리 역시 분리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 그러나 박리가 시작되면 눈을 돌릴때 눈앞이 번쩍거리고 눈앞에 장막을 드리운 것처럼 보인다.

권교수는 "망막에는 신경이 분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초기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며 "따라서 가족중에 망막질환이 있는 사람은 40대 초반부터 1년에 1회씩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및 치료를 해야 할 것" 이라고 권고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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