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억새태우기 행사장서 4명 사망·30여명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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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인 9일 저녁 경남 창녕군 화왕산에선 제6회 억새 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창녕=연합뉴스)

정월대보름인 9일 화왕산 일대가 ‘정월 대보름 억새 태우기’행사로 아비규환이 됐다. 이날 오후 6시 20분께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태우기 행사에 참가했던 등산객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정상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이날 오후 9시 40분 현재 2명이 실종되고 30여명이 화상과 골절 등의 부상으로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화왕산 정상(해발 757m)에서 행사진행요원들이 억새에 불을 붙이는 갑자기 불어닥친 역풍을 타고 불길이 방화선을 넘어와 등산객들이 급히 피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창녕군 등 행사진행 본부는 안전사고 소식을 알리면서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하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행사장에 있던 1만5000여명의 상당수가 날이 어두운 가운데 사고와 불길에 당황하는 등 큰 혼잡을 빚었던 것으로 미뤄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행사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인근 군부대와 창녕군 공무원들이 안전요원으로 배치돼 있었지만 한꺼번에 몰린 관람객을 제대로 통제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녕군 측은 “당시 민원 필수 요원을 제외한 500여명의 직원들이 산 일원에 배치했다”며 “안전 조치를 한다고 했지만 갑작스런 돌풍으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사고가 났을 때 산 정상에는 행정 48명, 소방 20명, 경찰관 46명 등 114명이 있었다고 전한 상태다. 현재 경찰과 소방 당국은 추가 실종과 사망자가 있는지 사고 현장 일대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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