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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컨설팅 명문… 편입 성공률 껑충

중앙일보

입력


자격증, 실무 위주 강의 덕분에 취업에 성공한 박진희씨와 2년만에 학사학위를 따 4년제 대학 편입을 기다리고 있는 정주현씨.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취업률 마이너스, 고용빙하기, 88만원세대…. 이 시대를 표현하는 유행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8년 평균 92%의 취업률을 보이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취업의 강자로 떠오른 이 학교는 구로 디지털단지 인근에 위치한 서울디지털디자인전문학교. 이 학교를 졸업한 정주현(21), 박진희(25)씨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자격증, 실무 경험으로 취업걱정 뚝
 “열등감이요? 그런 거 느낄 겨를이 있나요. 오히려 이곳에 와서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하고 편입이나 취업으로 다시 한번 시작되는 내 인생 준비하기도 바쁜데요.”

 2003년 서울디지털디자인전문학교(SDDC)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박진희씨. 그는 어려서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지만 주위의 성화로 일반 인문계고를 졸업했다.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하지 못하자 지체 없이 전문학교를 선택했다. “대학 디자인계열 학과는 실기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때까지 정식으로 붓을 잡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디자인학과가 특화돼있으면서도 문호가 상대적으로 넓은 전문학교를 택했죠.” 이 선택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박씨는 “이 때가 없었다면 지금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박씨가 말하는 SDDC의 강점은 바로 취업맞춤 강의. 일반 대학 학사과정과는 달리 평일에는 하루 8시간씩 전공 관련 강의만 이어진다. 학사학위에 필요한 기본 교양 수업은 주말을 이용해 성공회대학 사회교육원이나 경북사이버 대학의 관련강의로 대체한다. 전공은 모두 기초과정부터 시작해 실무 위주의 철저한 시장 친화적 교육이라는 게 이 학교 박상종(62) 학장의 귀띔. 전공 관련 수업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은 이 학교 입학생들이 대부분 박씨와 같이 일반고를 졸업했지만 디자인이나 컴퓨터 관련 관심을 버릴 수 없어 자신의 꿈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SDDC 학생들은 모두 취업 또는 편입 중 하나의 진로를 선택해 1학년부터 매진한다”며 “해당 분야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셔서 경험을 토대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취업에 도움 되는 점이 많다”고 전했다.

 한번은 산업디자인 교수의 다소 황당한 과제물에 학생들이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조를 나눠 실제 디자인 업체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결과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업체가 일면식도 없는 학생들에게 계획에 없는 프로젝트를 맡길 리는 만무. 하지만 업체를 하나하나 접촉하면서 요령이 늘어 결국한 업체에서 박씨의 팀에게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겨왔고 이를 성실히 수행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경험이 졸업 후 회사 취업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몰라요. 실무 능력 뿐 아니라 기획에서부터 마케팅능력까지 두루두루 평가받을 수 있었거든요.”

 이와는 별도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혜택은 산업기사 자격증을 학교수업을통해 취득할 수 있다는 점. 시각디자인 산업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박씨도 학교에서 무료로 진행한 특강을 이용해 자격증을 땄다.
 
학사 편입, 맘만 먹으면 안되는 게 어딨어
 올해 컴퓨터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4년제 대학 학사 편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정주현씨 역시 SDDC 자랑에 침이 마른다. 그는 현재 한양대, 경희대, 명지대, 경원대등 디자인 계열 상위권 학교에 편입원서를 넣고 기다리고 있지만 2년 전 대입 합격통지를 기다릴 때의 초조함은 없다. “대학입시에서 원하는 학교에 모두 떨어져 우울할 때 갑자기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히 인터넷 검색하다 SDDC를 알게 됐고, 선택 후에는 정말 후회 없이 공부했어요.” 평소 디자인을 좋아하던 정씨에게 일반 고교는 감옥과도 같았다. 남과 같은 길을 가길 원하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정씨의 열정까지 잠재울 수 없었다.

 SDDC 입학에 맞춰 뒤늦게 디자인 공부를 시작한 정씨는 정규 수업 외에 하루 3시간씩 꼬박 그림을 그렸다. 처음부터 편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4년제 디자인과 학생을 이기기 위해서는 연습밖에 없었다.“전문학교 학생이라는 콤플렉스는 처음부터 없었어요. 오히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저를 보며 다른 대학 친구들이 부러워하던걸요. 4년제 학생들과 경쟁해 이겨낼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한국일러스트레이션협회에서 주최한 전국 공모전에서 일반부 금상을 수상했다. 또 시각디자인과 컬러리스트 2개 분야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SDDC가 정씨에게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아준 것은 무료 어학연수 프로그램. 필리핀시스템플러스대학(System Plus Computer College Foundation)과 결연을 맺고 현지에서 진행되는 어학연수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것이 큰 득이 됐다고.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나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정씨는 이후 꾸준한 영어공부를 통해 현재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2년 만에 정식 학사학위를 취득한 정씨는“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자기가 노력하기 나름”이라며 “학교에서 배운 것 외에 이를 활용하거나 지식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개인적으로 전시회 관람이나 자료 수집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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