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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첫 고비, 신규 노동력 쏟아지는 올봄에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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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윤 후보자는 이날 “2, 3월이 지나 신규 노동력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봄이 대단히 어려운 첫 고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플러스 성장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에 대해선 수정 의사도 밝혔다. 그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만수 경제팀과)경제 운용 방향은 다를 바 없지만 미시적으로 디테일하게 방법이나 수단에선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쟁점별 문답.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론=그는 35년 경제 관료였다. 2007년 3년 임기의 금융감독위원장 직을 떠나며 “공직은 더 안 한다”고 했었다. 그는 경제 수장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많이 사양했지만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저를 필요로 해 더는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제세 민주당 의원(청주 흥덕갑)=“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수장을 맡았다.”

▶윤 후보자=“공무원에게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는 얘기가 참으로 수치스럽게도 회자됐다. 국민이 선택한 정부를 테크노크라트는 어떻게든 받쳐줘야 할 책무가 있다.”

▶강운태 무소속 의원(광주 남)=“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윤 후보자=“색깔이나 소신이 없었다면 그런 말을 듣지 않았을 거다.”

▶양정례 친박연대 의원(비례대표)=“모피아(재무부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말)는 부정적 의미다.”

▶윤 후보자=“조국 근대화를 위해 헌신한 우리 관료들의 최소한의 자존심과 인격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대구 중-남)=“열심히 일한 사람이 화를 입는다는 변양호 신드롬을 깨기 위해 면책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윤 후보자=“동의한다. 입법을 통해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위기 진단과 해법=그는 이날 여러 차례 위기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경제를 푸는 데 여야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비례대표)=“자금흐름의 동맥경화가 심하다.”

▶윤 후보자=“2기 경제팀도 제일 고민하는 과제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군산)=“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헷갈린다.”

▶윤 후보자=“부동산은 정말 아킬레스건이다. 지금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시점이다.”

◆정책 소신=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대한민국의 경제보다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금산분리 완화 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끊임없이 위기와 회복을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다”며 전망을 낙관했다.

▶나성린 의원=“금산분리 완화가 소신인데….”

▶윤 후보자=“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하려면 그래야 한다. 국외 자본과의 역차별 문제도 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담양-곡성-구례)=“금산분리를 완화하면 재벌의 사금고화 우려가 있다.”

▶윤 후보자=“7개 시중은행 중 국내 자본은 우리은행 하나다. 금융자본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시각을 왜 재벌로만 보는지 모르겠다. (산업자본과 금융의)연결 파이프를 달아놓는 게 못마땅하고 두려운가.”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갑)=“자본시장통합법은 (미국)월가식 모델이다.”

▶윤 후보자=“(시행을)안 하거나 연기하자는 데 동의할 수 없다. 투자은행은 실패해도 투자은행 기능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금융위기 책임론=이날 제기된 위기책임론에 대해 그는 “지적은 받아들이나 개인적으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갑)=“이전 정부 금감위원장 시절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12배로 증가했다.”

▶윤 후보자=“당시 시장에선 ‘태평성대였다’는 얘기를 듣고 보람으로 느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안효대 한나라당 의원(울산 동)=“IMF 위기(윤 후보자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 시절) 때 정책 실패가 있었다.”

▶윤 후보자=“당시엔 그게 최선의 길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다른 길로 했더라면 하는 반성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고정애·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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