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파격적인 할부경쟁으로 재무구조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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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 자동차업계가 내우외한 (內憂外患)에 빠졌다.

내수부진등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 (EU) 자동차 업계가 한 목소리로 국내자동차시장 추가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국내자동차업계가 파격적인 할부경쟁에 나선것은 재무구조개선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13일과 14일 잇따라 내한한 미국자동차제조자협회 (AAMA) 앤드류 카드회장과 유럽자동차제조자협회 (ACEA) 카밀레 불룸 사무총장은 공동대표단을 구성해 16일까지 재정경제원등 관계부처와 한국자동차공업협회를 돌며 강도높은 통상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과 EU 자동차업계는 각각 대한 (對韓) 통상압력을 가해왔으나 공동대표단을 구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자동차공업협회 조사결과 현대.기아.대우.아시아.쌍용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평균 부채비율 (부채÷자본금) 이 95년 (4백60%) 보다 훨씬 높은 5백30%를 기록하는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0.94%로 부채비율은 1만4백97.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개방 요구 =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현재 약1%에서 10%대까지 올려달라는 것. 이를 목표로 미국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8%에서 미국수준인 2.5%까지 낮출 것 ▶외제차 형식승인을 간소화해줄 것등을 요구하고 있다.

EU도 ▶현행 수입차 관세부과 기준을 CIF (운임보험료포함가격)에서 FOB (본선인도가격) 로 바꿀것 ▶자동차산업에서의 금융서비스의 추가적 허용 요구및 개방일정 공표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대응 = 업계는 예컨대 한국 자동차수입 관세 8%는 유럽 (10%) 은 물론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하는 등 이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입차의 대다수가 대형차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주장이다.

올들어 5월까지 공식수입업체가 판매한 수입차의 총대수는 2천4백93대. 이 수치는 국내 2천㏄급 시장의 13.4%, 3천㏄급 시장의 23.1%를 차지한다.

◇취약한 재무구조 = 협회가 내놓은 '96년 완성차업계의 경영실적 분석' 에 따르면 5개 완성차업체의 자기자본비율은 95년 (17.84%) 보다 낮아진 15.86%를 기록했다.

〈별표 참조〉 이는 지난해 제조업 자기자본비율 (24%) 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대규모 설비증설에 따른 자금소요를 외부차입금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협회는 분석했다.

박의준.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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