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때 성적 들쑥날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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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 18억 스타 강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범씨는 "공부는 마음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우리아이는 사춘기가 되면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성적이 떨어졌어요.”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어야 할 사춘기가 성적 추락의 원인이 되면 안 된다. 사춘기 아이들의 교육해법을 담은 소설 『수호천사 이야기의』저자 이범(40)강사를 만났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말수가 부쩍 줄어들고 툭 하면 짜증을 낸다. 부모가 간섭하는 것도 싫어해 갈등을 겪기도 한다. 엄마의 격려는 잔소리로 들리고 대화는 점점 단절된다. 사춘기는 부모도 아이도 힘든시기다.

 이범 강사는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초등학교 아이들이 서너 군데의 학원을 다니고, 각종 시험과 경시대회 참가로 스펙관리를 하고 있다”며 “공부를 강요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자라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가장 힘이 되어야 할 부모 역시 “공부해라”, “학원 숙제는 했니?”, “엄마 친구 아들은 이번에 1등했다고 하던데...” 등의 이야기만 늘어놓아선 아이들의 반발심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 강사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에게 ‘학습노동’을 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공부를 안 하면 혼난다는 얘기는 사춘기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 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부는 ‘억지로’가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 부모의 강요나 선생님의 꾸지람이 공부의 동기가 돼서는 안 된다. 그는 “사춘기가 되면 공부를 스스로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강사가 말하는 공부 관리의 3요소는 동기부여와 공부기술, 노력이다. 새로운 동기는 학습내적인 동기와 직업·전망과 관련된 동기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특정과목이나 분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말하며 후자는‘장래에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와 의지를 뜻한다. 부모나 선생님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는 것이 이러한 동기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강사는 “학부모님들은 공부기술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공부기술이 없으면 노력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공부기술은 주간공부계획을 철저히 세우는것과 복습을 부지런히 하는 것. 주 단위로 학습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자신의 생활리듬에 맞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세요. 이 계획 속에는 보상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계획을 잘 지켰을 때 원하는 보상이 주어진다면 실천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그는 또 “많은 학생이 복습보다 선행학습을 위주로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특목고·대학입시 같이 범위가 넓은 시험에서는 복습을 열심히 한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귀띔했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학원에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이 강사는 “종합반 같은 곳에 다니면서 모든 과목을 학원에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며 “학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두 세 개의 단과학원으로 제한하고 자신만의 공부노하우를 쌓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강의는 과목선택과 시간배분, 복습과 다음진도 조절을 개인이 결정해야 하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강사는 “행복감이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줬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부모의 요구에 따라 억지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억지로 공부하다 보면 결국 부모와 마찰을 빚게 돼있다. 부모는 아이가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완주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페이스 메이커’가 돼야 한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객관화하세요. 가정의 재정적인 상황을 포함해 학원비가 아까운 줄도 알게 해야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알아야 철이 듭니다. 책과 시사 주간지를 읽히고 어른이 돼가는 준비를 도와주세요.”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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