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인도다!] 4. 고소득층 4년 새 3%서 11%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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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의 로워파렐 거리. 길 따라 판잣집들이 이어진다. 콜라처럼 시커먼 물에 숟가락을 담가 씻는 아이, 너덜너덜 찢긴 옷 쪼가리가 걸린 빨랫줄. 인도 빈민들의 생활상에 기가 질린다.

그러나 판자촌이 끝날 무렵 전혀 다른 모습의 인도가 나타나 놀라게 한다. 바로 피닉스 밀 쇼핑단지다. '돈 쓰는 맛'을 알기 시작한 인도인들이 몰려든다는 곳이다. 맥도널드.도미노피자.바리스타(커피전문점)를 포함해 인도 할인점인 빅 바자르 등이 1만1000평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할인점 안에 들어갔더니 말쑥한 옷차림의 쇼핑객들로 만원이다. 식품 코너엔 깨끗하고 싱싱한 먹거리가 가득했다. 전자제품 판매원 수레쉬는 "공산품 값이 3년 전보다 30%가량 싸졌다"며 "경제가 살아난 것과 함께 세금을 내리고 기업들이 박리다매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비제이 세일즈'라는 가전 전문상가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판매담당 매니저는 "1000만원짜리 벽걸이TV(PDP)도 1주일에 2개 정도 팔린다"고 귀띔했다.

인도엔 아직 가난한 사람이 많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구매력 있는 계층이 늘면서 기업들도 신바람이 났다. NCAER에 따르면 1년에 5000달러(약 6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가구는 2000년 3%였으나 현재 11%로 증가했다. 조흥은행의 국성호 뭄바이 지점장은 "인도인들이 쇼핑하는 재미를 알기 시작했다"며 "물건을 많이 사면 이를 실어나를 차가 필요하고, 차를 사면 물건을 더 사게 되고, 이런 상승작용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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