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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프로그램·고객 서비스 … 돈 버는 공기업 ‘눈에 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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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청소년 수련활동시설인 문경새재 유스호스텔(문경시 문경읍 상초리)이 주목받고 있다. 민간업체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을 뗀 뒤 공기업인 문경관광진흥공단(이하 공단)이 직영해 이용인원과 매출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실상 5000만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올해에는 흑자 1억원 달성이 가능한 분위기다. 올 들어 벌써 지난해 매출에 버금가는 예약실적(연중 예약률 80%, 9억여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문경새재 유스호스텔을 찾은 초등생들이 인근 KBS촬영장에서 곤장 체험을 하고 있다. [문경새재 유스호스텔 제공]


이는 공단 직원(정규 6명, 비정규 5명)들이 차별화된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홍보기법 도입,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유치에 힘쓴 결과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4~20인실 40실을 갖춘 호스텔은 2004년 10월 문을 연 이후 문경시·민간업체(2005~2007년)에 이어 공단이 운영 중이다. 민간 업체가 수지가 맞지 않다며 운영을 포기한 때문이다.

공단은 지난해 민간수준 이상의 운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우선 기존 프로그램 10건을 20여 건으로 늘려 차별화했다. 문경새재 생태체험과 옛길 걷기, 철로 자전거 체험, 석탄박물관 갱도체험 같은 체험위주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다. 프로그램 20건 가운데 석탄박물관·철로자전거 체험을 제외한 다도예절·천연염색·도자기체험 등은 별도 요금이 없다.

수학여행단을 유치하기 위해 문경 외 지역인 안동·영주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관광상품도 개발했다. 공단은 철로자전거와 문경사격장·온천·체육센터 같은 10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이곳과 외지 관광지와의 연계 프로그램 운영이 한결 쉬웠다.

직원들은 연중 100일을 출장가는 등 전국을 누볐다. 서울·부산 고객이 요청해도 직접 찾아가 상담에 응했다. 상담을 할 때는 학교·교회·단체 등의 고객이 원하는 상품(프로그램)을 희망하는 가격에 맞추려고 애썼다.

‘입소문’을 내기 위해 다양한 홍보기법을 도입했다. 문경시청 홈페이지에 수련활동을 하는 청소년 사진·동영상을 대거 올려놓았다. 직원들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다른 기관 홈페이지와 카페에도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용이 적은 편인 중·고생 요금은 그대로 두고 주고객인 초등생의 요금을 5만원(2박3일, 6식 기준)에서 4만8000원으로 내렸다. 직원 고세현(30)대리는 “친절을 기본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해는 민간업체가 운영한 2006년 3만8527명, 2007년 3만6675명보다 1.6~1.7배 많은 6만2979명을 유치했다. 매출은 10억5690만원을 올려 2006년 10억3400만원,2007년 9억4004만원을 앞질렀다. 이용 인원에 비해 매출이 적은 것은 저소득층 자녀·장애인을 무료로 유치하고 초등생 요금을 많이 내린 때문이다. 민간업체와 달리 식사를 하지 않는 이용객을 받은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는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기자재(난타·음향·소품·식당 장비) 1억원어치를 구입하는 바람에 5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비용을 빼면 실제 5000만원을 번 셈이다. 올해는 1억원 흑자가 목표다. 이를 위해 UCC제작 같은 새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할 예정이다.

공단의 채 숙(60)이사장은 “직원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노력한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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