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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주당, 촛불의 추억서 벗어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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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임시국회를 하루 앞둔 1일 민주당이 거리로 나가자 여권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 시작 전날부터 제1 야당의 대표라는 분들이 (장외 투쟁에) 가담하고 이를 주도하겠다는 게 의회정치는 아니지 않으냐”며 “억울한 죽음을 이용해 또다시 거리정치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시민연대와 반정부 좌파 연대를 만들어서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며 “이는 70년대식 투쟁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촛불의 추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사람들이 거리에 나가 있어도 이를 국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국회의 책무 아니냐”고 반문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한 공보라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원탁대화’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 소상히 입장을 밝힌 마당에 무슨 얘기가 더 필요하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입법 문제에선 상당 부분 민주당과 보조를 맞춰 온 자유선진당도 거리정치엔 일침을 가했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2월 국회를 앞두고 여론 몰이를 해보려는 당리 당략적 선택”이라며 “막아야 할 악법이 있다면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반박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용산 참사가 열흘이 지났는데 이명박 정부엔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사과 한마디 하는 사람도 없다”며 “국회에서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서기에 앞서 국민 여론을 모으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민주당도 2월 국회에 100% 충실할 것”이라며 “그 목표가 MB악법 저지와 용산참사 책임규명이란 것이 한나라당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대의기관인 국회를 다 장악한 특정 세력이 국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상황이라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맞대응했다.

임장혁·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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