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기행>4. 'X파일' 캐나다 밴쿠버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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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진실은 은폐될 수 있는 것인가.인간의 하찮은 욕망이 실체적 진실을 영원히 감출 수 있을까. 일본의 역사왜곡에서,그리고 가까이는 한보나 김현철사건등에서 이같은 질문의 무모성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로스웰사건.50년전인 47년 7월1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추락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외계인의 시신 5구가 부검됐지만 미정부는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사람들은 믿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포함,전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TV시리즈'X파일'은 바로 로스웰사건등 인간들의 진실은폐와 음모,초자연적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인기 드라마다.93년 9월 미국에서 첫 방송된 이후 94년 10월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KBS-2TV로 소개되고 있다.

어릴때 여동생이 납치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갖고 미제사건 수사에 열중하는 훤칠한 키의 미연방수사국(FBI)요원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놀라운 직관력을 가진 그는 명석한 두뇌의 여자요원 스컬리(질리언 앤더슨)와 난마처럼 얽힌 사건을 풀어낸다.특히 줄담배를 피우는 시가맨등 정부측 인사의 진실을 감추려는 수사방해가 자주 시도된다.20세기폭스사가 제작하는 이 드라마가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캐나다 서부의 관문인 밴쿠버.요트와 수상비행기등이 정박해 있고 빌딩군이 들어선 곳.여름철이면 오후9시까지도 해가 지지않는다.인디언들이 세운 거대한 목각장승'토템폴',숲과 초원으로 둘러싸인 공원에서 때묻지 않은 청순함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밴쿠버 북쪽에 위치한 캐나다 최대 영화제작소'노스 쇼어 스튜디오'.직사각형 창고처럼 생긴 스테이지(총 6개동)들이 줄지어 있다.이곳의 'X파일'전용 스테이지는 4개동.멀더와 스컬리가 7월 중순까지 휴가라 촬영은 없지만 철저한 보안속에 세트구성 작업이 숨가쁘게 진행중이다.

이곳에서 93년부터 지금까지 제작된 시리즈는 총 96편.앞으로 1년간 제작될 20여편을 추가하면 1백20편 가량이 이곳에서 태어나는 셈이다.'X파일'은 병원.사무실등 세트신이 많고 미국 주 시로 표기된 사건발생 지역도 대부분 밴쿠버 인근이다.당초 'X파일'은 FBI문서등 사실에 기초한 작품위주였으나 현재는 크리스 카터등 작가들의 상상력이 총동원된 픽션의 성격이 강하다.

외국인을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친절함이 묻어나는 곳.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차이나타운,금문교에 버금가는 라이언 게이트 브리지가 있는 밴쿠버.'캐나다의 샌프란시스코'밴쿠버는 'X파일'의 신비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밴쿠버(캐나다)=송명석 기자

<사진설명>

'X파일'은 창고모양의 스테이지에서 찍는 장면이 많은 TV시리즈다.특히 7월

중순부터 제작이 이루어질 스테이지는 철저한 보안속에 세트구성 작업이

진행중이다.앞으로 1년간 20여편이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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