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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⑭] 1주에 6조원 소비…중국의 ‘휴일 경제’ 임팩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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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 기간에 뤄양(洛陽)에 몰린 관광인파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연착륙을 막기 위한 내수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까지 현 중국 GDP에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4조 위안(한화 약 870조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현재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소유한 국가다운 내수부양책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 이전부터 고질적인 공급 과잉과 소득의 예금화 현상에 따른 소비 위축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내수 진작 정책을 간접적으로 펴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자르징지(假日經濟)'라고 불리는 휴일 경제다.
◇대륙경제가 움직이는 황금 주기간=한국이 2004년 전까지 주5일근무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 약 10년 전부터 중국은 이미 주5일근무제를 대부분의 사업 분야에서 시행했다. 중국은 국토가 넓어 왕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토요 휴무를 제외한 경축 휴일에 있어서는 주 전체가 휴일로 지정돼 보통 5일 이상을 휴일로 보내게 되는 이른바 황금주(黃金周)라 불리는 주휴일제를 실시한다. 따라서 황금주가 있는 달이면 주요 도시 경제는 물론이고 지방 관광도시들은 일제히 휴일 경제에 따른 약 1억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몰리는 관광특수를 맞는다.
◇황금주 효과의 명암=이렇듯 중국이 주5일근무제는 물론이고 각종 휴일에 인색하지 않는 까닭은 뭘까? 중국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특히 도시 주민의 소득이 큰 폭으로 향상되었음에도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수입이 저축예금으로 묶여 내수 소비시장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휴일 경제를 활용, 시장상품의 소비를 권장하고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시키기 위한 처방책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대부분의 황금주 기간 중 중국 여행객들이 소비하는 평균 액수는 한화로 6조원을 넘는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정부의 휴일 경제를 이용한 내수 경제 활성화 실험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휴일 경제는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이면의 부작용도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휴일이면 공통으로 겪게 되는 교통 체증은 물론이고 이른바 농민공(農民工)이라 불리는 농촌에서 상경한 공장 근로자들이 휴일을 핑계로 공장에서 무단이탈하는 현상도 자주 벌어진다. 이들이 주로 근무하는 중국 남방의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는 황금주를 전후로 농민공들이 타 공장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여금을 지불한다거나 근무 조건을 일부 개선시켜주는 등의 배려를 베풀기도 한다.
중국 황금주는 그 어느 나라의 휴일 경제보다도 강력한 경제 임팩트를 가진 재밌는 포인트 중 하나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중국 휴일 경제관련 상품 개발과 투자도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글=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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