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진 중국 가입 논의 - G9 회담으로 확대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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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선진 7개국 정상회담(G7)은 러시아가 참여한 G8을 거쳐 이제 중국까지 끼어드는 G9이 될 것인가. 이번 8개국 정상회담에서 밖으로 크게 내놓고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의 화두(話頭)는 단연 이것이었다.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들 사이에서“냉전 종식 이후 영향력이 급속히 추락한 러시아가 참여하는데 경제력이나 영향력이 뒤떨어질게 없는 중국이 배제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은 연평균 10%를 상회하는 고도성장을 비롯,대미 교역에서 연간 수백억달러의 흑자를 내는'신흥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또 중국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갖는 영향력은 기존의 G7 멤버중 미국 이외의 나머지 국가들을 사실상 압도하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러시아를 정식으로 첫 참여시킨 기존의 G7들은 이번 회의에서'중국을 언제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를 이미 논의하기 시작했다.러시아와 함께 중국을'끌어들이지'않고는 21세기의 세계질서를 조율해 나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국제경제기구에 가입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수십년간 유지해오던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구각을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해 이른바'G9'구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또한 중국까지 기존의 선진국 모임에 가담할 경우 G7 모임 자체의 성격이 완전히 변질되고 만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즉 유엔을 비롯한 여러 협의체가 가능한데 굳이 G7을 G8.G9.G10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그러나 러시아가 비록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확장과 관련,중국보다 먼저 G7에 합류했지만 중국이 G7에 합류해 러시아와 함께 자연스레 G9의 회원국이 되는 것은'시간 문제'라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덴버=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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