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총재, 보수층 끌어안기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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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얼굴)국민회의총재의 '보수층 끌어안기'가 본격화됐다.18일 반공의 날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한 그는 주최측인 대한반공청년회를“44년간 자유.민주 수호의지의 산증인”이라고 극찬했다.

“이 분들의 목표는 민주주의와 남북통일이며,우리당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원조(元祖)급 반공론자 이철승(李哲承)자유민주민족회의 상임의장도 의아해할 정도였다.축사에서 金총재를 겨냥해“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다행”이라며“혹 불공에는 관심없이 잿밥(표)에만 마음이 있다면 걱정”등으로 격려와 비난을 섞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앞으로'관변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부의 예산지원도 더이상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회에서'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등 소위 관변단체에 대한 국고지원을 맹렬히 비난하던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DJ의 이같은 급속변화는 최근 참모들에 의해 적극 권유된 것으로 알려진다.92년 미국의 클린턴,지난달 영국 노동당 블레어 등의 집권상황을 분석한 결과라는 것. 이들의 승인(勝因)이 집권당의 보수노선을 대폭 수용함으로써 정권교체를 원하는 지지세력에 기득.보수층까지 끌어들인데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얘기다.

이들을 모델로 30%를 조금 밑도는 고정표에 보수층까지 얹어보겠다는 전략이다.앞으로 백마고지.논산훈련소등은 물론 이북5도청.자유총연맹등 과거 DJ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았던 장소를 계속 찾아다닌다는 계획이다.

당내 반발도 적지는 않다.“이미지 변화도 좋지만 자칫 무원칙 정당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당직개편 이후 재야출신등 진보층이 6대4 정도로 두터워진 당직자회의도 DJ의 입김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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