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동쪽 산림 솔껍질깍지벌레 창궐로 피해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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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고성.사천등 남해안 동쪽지역 산림에 솔껍질깍지벌레가 창궐,이 지역 산의 소나무가 벌겋게 말라죽는등 피해가 극심하다.

해송이나 적송의 수액을 빨아먹는 대표적인 산림해충인 이 벌레는 전남지역 산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91년 남해군남면과 서면에 상륙한 뒤 이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솔껍질깍지벌레가 소나무에 번지면 아랫가지부터 차츰 말라 들어가기 시작해 붉은색으로 변하다 결국 3~4년뒤에는 완전히 말라 죽는다.

이 벌레가 번지는 것은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천적들이 사라진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남도산림보호계 관계자는“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솔껍질깍지벌레의 천적인 무당벌레.노린재류.혹파리류등이 보이지 않고 최근 2,3년간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애벌레의 월동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벌레는 4월초순부터 5월말까지 알을 낳고 알이나 부화된 벌레(약충)가 바람을 타고 퍼지며 11월과 다음해 3월까지 성충으로 자란다.

그러나 현재로선 완전 방제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피해면적이 늘고 있다.

일선 시.군이 2~3월께 살충제의 항공방제나 수간주사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살충률이 80%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일선 시.군은 솔껍질깍지벌레의 피해를 본 해송.적송이 살아 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수종경신을 위해 결국 잘라내는 방법을 쓰고 있다.

산림환경연구원은“올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발생지역이 고성읍과 통영시쪽으로 더욱 확대(확산속도 연간4㎞추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솔껍질깍지벌레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은 남해군 전역을 비롯,사천시.고성군지역등 무려 3천8백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자 경북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는 경남쪽에서 벌레가 번져올 것을 우려해 경주시 남쪽과 청도.고령군 일대의 예찰활동을 더욱 강화,각 시.군 산림계 공무원 40여명에게 매일 피해가 발생했는 지의 여부를 현장조사토록 하고 있다.

경남도 산하 산림환경연구원 이총규(39)연구사는“매년 해안지방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뚜렷한 방제방법이 없어 피해면적은 해마다 늘어날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울산=김선왕.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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