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민소매 → 반소매 바꿨더니 “Oh, No! 나달” 여성팬들 아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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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라파엘 나달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당시 민소매 차림으로 스트로크를 하는 모습. 오른쪽은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반소매 차림으로 경기에 출전한 나달. [중앙포토]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나달의 근육을 보여 달라”는 여성 팬들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3·스페인)은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호주오픈에서 패션을 확 바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민소매 상의와 카프리 팬츠(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긴 반바지)였다. 하지만 나달은 이번 호주오픈에서 ‘얌전한’ 반소매 티셔츠에 무릎 길이의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남자단식 3회전에 안착한 나달은 1회전과 2회전 경기에서 모두 반팔 티셔츠를 입었다. 과거 그의 민소매 사랑을 생각하면 의외다. 나달은 흰색 옷만 입어야 하는 보수적인 윔블던에서도 흰색 민소매 상의를 입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강렬한 주황색 민소매 옷을 입었고, 붉은색 클레이코트의 프랑스오픈에서는 초록색 민소매 상의에 같은 색 머리띠를 둘렀다. 민소매로 드러난 터질 듯한 팔 근육과 힘이 넘치는 플레이는 ‘야생마’ 나달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AP통신은 나달이 패션을 바꾸는 바람에 각종 스포츠 블로그와 게시판에서 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 여성 팬은 인터넷을 통해 “나달의 조각 같은 이두박근을 볼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나달은 팬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내가 민소매를 입을 때도 모두가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민소매를 버린 이유를 그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나달이 지난해 11월 무릎을 다친 이후 그 후유증으로 고전을 거듭하면서 패션에도 신경쓰지 않을 만큼 굳은 각오를 보이고 있는 건 확실하다. 나달은 “경기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옷보다 공과 라켓이고, 경기를 잘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는 23일 열린 남자단식 3회전에서 마라트 사핀(27위·러시아)을 3-0(6-3, 6-2, 7-6<5>)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2005년 이 대회 준결승에서 사핀에 2-3으로 져 탈락했던 페더러는 4년 만에 설욕전을 펼치며 토마스 베르디흐(21위·체코)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4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해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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