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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경제 지표 - GDP 성장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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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26면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도에 비해 3.45%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와 견주면 -5.6%로 감소 폭이 더 컸다. 전 분기 대비로는 1998년 1분기(-7.8%) 이후, 전년 동기 대비로는 98년 4분기(-6.0%) 이후 최악이다. 경제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게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GDP 성장률이 1% 줄면 고용이 약 5만6000명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라 경제 전체를 짚어보는 맥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변동률이다. 조사와 발표 시점이 꽤 차이 난다. 한 분기가 끝나고 3~4주 뒤에 나온다. 오차도 만만치 않아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속보를 먼저 발표하고 한 달 뒤에 잠정치를, 다시 한 달 뒤에 확정치를 내놓는다. 제품과 서비스 판매량을 정확히 조사·집계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주가나 채권 값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시장에 미리 어느 정도 알려지기 때문이다. 각종 지표 가운데 10위다. 1위는 실업률 등 고용지표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성장률 발표치가 예상치와 크게 차이 나면 주가나 채권 시세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속보와 잠정치의 차이가 클 때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회사, 민간 연구기관이 예상치를 내놓는다. 투자자들은 예상치를 바탕으로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가늠한다. 정부나 기업 등은 예산을 편성하거나 경영전략을 세울 때 예상치를 참고한다. 예상치는 경제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정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한국 성장률을 2%에서 0.7%로 낮췄다.

GDP는 크게 나눠 네 가지로 구성된다. 민간 소비와 투자, 수출-수입의 차이(순 수출), 정부의 지출·투자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악화로 민간 소비와 투자, 순 수출이 줄고 있다. 정부의 지출·투자가 유일한 버팀목이다.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을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90년대 초까지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대공황 첫해인 29년 미 상무부가 처음 발표한 GNP는 속인주의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자국인이 생산판매한 것을 반영했다. 반면 GDP는 속지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내외국인을 따지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판매된 것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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