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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지원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파급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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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2일부터 시작된 남북 적십자사를 통한 대북(對北)지원물품의 직접전달은 남북관계에 일단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곡물지원은 냉랭한 남북 당국간 관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활발히 벌어지는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가속화할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정부가 기업가의 북한방문을 허용한 지난 5월이후 남북간엔 기업가.종교인등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접촉이 벌어지고 있다.이런 마당에 남측의 곡물이 계속 지원된다면 최소한 남북관계가 긴장상태로는 가지않을 가능성이 높다.이는 특히 현재 그런대로 진행되는 경수로 지원사업과 함께 향후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한 축이 될 수도 있다. 민족통일연구원 최진욱(崔鎭旭)연구위원은“비록 비당국간 차원의 지원이지만 북한이 우리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에서 하나의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이처럼 '유연한 자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북한은 유엔등 국제기구나 중국의 지원만으로는 금년도 부족분 1백50여만을 확보하기 곤란하다는 판단아래'직접 전달'이라는 우리측 요구를 수용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부족분이 해소되면 다른 행태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곡물지원을 한두차례 더 받고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김영삼(金泳三)정부와는 대화를 하지않겠다는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은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4자회담이 쉽게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현재 나오는 것도 이런데서 비롯된다.결국 향후 남북관계는 민간차원의 접촉은 활발히 가동되나 전반적으로 큰 진전이 없는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안희창 기자

남북관계 주요일지

94.7.8 김일성 사망

10.21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95.6.13 콸라룸푸르 경수로회담 타결

6.17 제1차 남북 차관급 쌀회담(베이징)

6.25 첫 쌀수송선 시아펙스호 동해항 출발

96.4.5~7 북한군,세차례 판문점 무력시위

4.16 한.미 정상,4자회담 제의

6.11 정부,북한에 3백만달러 지원 발표

9.18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발생

97.4.18 강영훈대한적십자사 총재,대북식량지 원 적십자대표 접촉 제의

5.3~5 남북 적십자대표 1차접촉(베이징)

5.23~26 남북적십자 2차 베이징 접촉,옥 수수 5만 지원합의

6.2 한적,1차지원분 1만1천2백 전 달 통보

6.12 국적.한적요원 입회하 1차 지원식량 인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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