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왕자루이 만나…건강회복 사실상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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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3일 오전 방북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두 사람의 만남 장소와 대화 내용을 전하지는 않았다. 사진도 없이 짤막하게 회동 사실만 확인했다.

지난해 8월에 김 위원장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공개된 이후 김 위원장이 외빈을 만난 것은 5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김 위원장의 건강이 일상적인 집무와 외빈 접견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사실상 회복됐다는 분석이 가능해졌다.

김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왕 부장은 중국의 대표적 북한통으로 그동안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2001년 2월, 2004년 1월, 2005년 2월, 2008년 1월에 이어 공식 확인된 것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이 다섯번째다.

왕 부장의 방북 목적에 대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올해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양측 교류 활동을 협의하는 것이 주요 목적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왕 부장이 특별기를 타고 가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중국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간 것은 아니다"면서도 "김 위원장 면담이 성사된 것은 그만큼 북측이 왕 부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왕 부장은 2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를 면담했다.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김태종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배석했다.

왕 부장은 또 같은날 최태복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북한 노동당과 정부가 지난해 중국에서 진행된 여러 행사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데 대해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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