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공간>욕실 곳곳 조개껍데기로 장식 - 평촌 임정렬씨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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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욕실 벽에다 핸디코트를 이용해 조개껍데기를 붙여 해변 분위기를 실내로 끌어들인 집.경기도안양시평촌 임광아파트에 사는 주부 임정렬(44)씨가 꾸민 공간이다. 〈사진〉 평소 집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임씨는 재작년 가을께 무덤덤하기만 한 욕실에 새로운 표정을 넣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며칠간의 궁리끝에 욕실은 역시 바닷가 분위기를 내는 것이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평소 바다를 좋아한 그의 속내가 작용했는지도 모른다.고교시절부터 바닷가를 찾을 때마다 주워모아 한상자를 넘긴 조개껍질은 그의 생각을 실현하기에 충분했다.학창시절의 꿈이 담긴 부산 해운대에서 남편과 여행을 즐겼던 괌에 이르기까지 추억이 서리서리 담긴 조개껍질들은 소라.전복.맛조개등 종류가 갖가지인데다 작은 산호초까지 있어 장식하기엔 그만이었다.색깔은 갈색계통의 아크릴 물감을 넣어 바닷모래 분위기를 냈고 조개껍데기를 붙이지 않는 벽 윗부분은 흰색 핸디코트를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손자국이 나도록 거칠게 발라주었다.끝으로 휴지꽂이통도 조개껍데기로 마무리하고 욕조 패킹 역시 큰 맛조개껍데기로 받치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꾸미는데 든 시간은 꼬박 이틀.모아둔 조개껍데기 덕에 핸디코트 값 6천원이 든 것이 비용의 전부였다.

“꾸미는 동안 가족들이 욕실 망쳐놓는거 아니냐고 비야낭거리기도 했지만 막상 변한 모습을 보더니 모두들 정말 바다분위기가 난다며 즐거워 했어요.”임씨는 아직도 그때를 회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한 임씨는 욕실외에도 아들 태현(8)군의 방에는 어린왕자가 들어있는 예쁜 벽화를,거실.부엌.베란다 곳곳에는 취미삼아 만든 도기와 자기 30여점을 장식해 놓았다. 글=신용호.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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