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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윤석민 … ‘20승 투수’계투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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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꿈의 20승’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류현진(22·한화), 김광현(21·SK), 윤석민(23·KIA)이 올 시즌 20승에 도전한다. 2009년 프로야구 팀당 경기 수가 133경기로 늘어난 덕분이다. 젊은 에이스들의 20승 달성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월 4일 시작되는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20일 발표했다. 각 팀들은 지난해보다 7경기 많은 133경기씩을 치른다. KBO는 “다승·홈런 등 기록들이 풍성해질 것이다. 경기 수 확대는 최고의 팬서비스”라고 말했다.

◆20승을 향하다=경기 수가 늘자 ‘수퍼 에이스’를 상징하는 20승 투수의 탄생이 기대되고 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17-14승씩을 거둔 좌완 류현진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팀이 7경기를 더 치르면 에이스의 등판 기회는 최대 2~3차례 늘어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류현진의 20승 달성은 충분하다. 류현진은 “등판 기회가 늘어나면 20승과 200탈삼진 가능성이 커진다. 팀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지난해 다승왕(16승)에 오른 좌완 김광현도 강력한 후보다. 프로 3년째를 맞은 김광현은 “아프지만 않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광현은 2007·2008년 한국시리즈를 2연패 한 SK 동료들의 타선 지원을 받고 있어 승리를 챙기기가 수월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3.13), 다승 공동 2위(14승)에 올랐던 윤석민도 팀 타선만 받쳐주면 20승이 가능한 투수다. 이들은 20승 투수가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경기 수 확대를 환영하고 있다.

프로 원년인 1982년 박철순(OB)이 처음 달성했던 시즌 20승은 에이스의 ‘기본’이었다. 80년대 열 번이나 나왔던 20승 투수는 90년대 4명으로 줄더니 정민태(현대·99년)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다니엘 리오스(두산)가 2007년 22승을 거뒀지만 이듬해 일본에서 금지 약물 복용으로 퇴출, 기록의 의미가 훼손됐다.

◆타자들은 글쎄=과거 경기 수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이승엽(현 요미우리)이었다. 팀당 132경기를 치렀던 99년, 23세의 이승엽(당시 삼성)은 54홈런을 터뜨렸다. 이때부터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났고, 정점은 이승엽이 56홈런을 때려냈던 2003년(당시 133경기)이었다.

이승엽이 2004년 일본에 진출한 뒤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 비리 사태가 터졌다. 선수 수급이 여의치 않자 KBO는 2005년 팀당 경기 수를 126경기로 줄였다. 이후 4년간 40홈런에 근접한 타자조차 없었고, 이대호는 2006년 26홈런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지금은 투수의 시대다. 경기 수를 늘려도 타자들의 기록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포스트시즌 경기 수는 준플레이오프 5전 3선승제-플레이오프 5전 3선승제-한국시리즈 7전 4선승제로 환원됐다. 지난 시즌 도입됐던 무제한 연장전 제도는 1년 만에 폐지돼 올 시즌엔 최대 12이닝까지만 연장전을 치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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