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신바람>웃기는 광고가 근엄한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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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머리위에 콜라를 올려놓은 사람이 타조등에 앉아 백화점을 돌아다닌다(체리코크).커다란 악어가 등에 개구리를 태우고 나타난다(버드와이저). 최근 미국에서는 이런 우스꽝스런 TV광고들이 유명인사나 사장들이 등장하는 광고나 경쟁제품을 비교하는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의 광고조사기관인 비디오 스토리보드 테스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광고업계에서 성공적이라고 분류된 광고종류는▶유머가 넘치는 광고▶아이들이나 애완동물이 등장하는 것▶상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등이었다.

이에 반해 실패한 광고로는▶몰래카메라식 광고▶기업 회장이나 저명인사가 등장하는 것▶경쟁품과 비교하는 것▶뮤지컬식 광고등이 꼽혔다.

최근 TV시청자들은 또 권위나 지위를 내세우는 것보다는 개인에게 친근하고 재미가 있으며 보다 정직한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메르세데스 벤츠사는 미국시장에 저렴한 C클라스 승용차를 판매하면서 그동안 강조해왔던 신분의 상징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했다.C클라스를 충분히 살 능력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부(富)의 상징으로 알려진 벤츠를 사는데 오히려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벤츠사는 젊은 여성운전자가 오페라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벤츠를 몰며 성적 희열을 느낀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 성공을 거뒀다.이에 반해 성(城)과 가면무도회를 등장시켜 품위와 신분을 강조한 닛산 인피니티 승용차의 광고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고 중단됐다.

리모컨으로 무장한 현대의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광고 시작 1~3초가 가장 중요하다.따라서 이 시간에 거부감을 느끼고 채널을 돌리지 않도록 친밀하고 편안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미국광고업계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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