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미성년자 입장 방조하는 성인영화 상영관 규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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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며칠전 친구와 함께 시내 한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그 극장은 이름만 대면 모든 사람이 알만한 대형극장이었다.그날 내가 본 것은 한국영화로 요즘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였다.

그런데도 극장입구에서는 극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연령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특히 놀란 것은 고등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로 표를 사고 입구를 지나가는 데도 극장직원중 어느 누구도 이를 제재하지 않았다.

요즘 극장에서의 나이검사가 어느정도 허술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모랐다.이 뿐 아니다.교복만 안 입었지,영화를 본 사람중에서는 중학생인 듯한 아이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대형극장의 실태가 이렇다면 다른 극장의 모습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교복을 입고도 당당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볼 수 있는 이런 사회풍토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바르게 자라길 기대하는 것은 어른들의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싶다.물론 성인영화를 보는 학생들도 큰 문제가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학생에게라도 서슴지 않고 표를 파는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있는 사람으로서 바라건대 극장측은 나이어린 사람들의 입장을 규제했으면 한다. 박창규〈서울강동구명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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