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죄송' 직접 삽입 - 김영삼 대통령 對국민담화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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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대통령의 30일 대국민담화는 지난 2월25일에 이어 두번째.청와대는 지난해 12월말 노동법 파동이후 계속된 정국표류가 매듭지어지길 바랐다.

…30일 오전10시 정각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시작한 대(對)국민담화는 13분여 걸렸다.세종실에는 배석자 한명없이 생중계를 위해 온 TV방송사의 카메라맨 2명만 있었다.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강인섭(姜仁燮)정무수석.윤여준(尹汝雋)대변인.이해순(李海淳)의전수석은 옆방 국빈대기실에서 기다렸다.

金대통령은 담화문 앞부분에서“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이 부분은 전날밤 완성한 문안에는 없었던 것.이날 아침 金대통령의 지시로 급히 들어간 대목이다.

尹대변인은“대통령께서 2월25일,그리고 지난 17일 영식(令息)이 구속될 때 이미 직접적인 사과를 했다”고 말하자,金대통령은“그렇더라도 내가 직접(국민에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해 포함됐다는 것이다.

…담화문 작성과정에서 金대통령은 조목조목 尹대변인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인'중대결심'에 대해 尹대변인은“金대통령이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나도 특별히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그러면서도 金대통령이 이 대목을 말할때의 어조로 미뤄“이미 오래전부터 생각하고,무엇인가 굳은 결심을 해놓은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담화 발표후 金비서실장은“중대결심이 무엇이나”는 물음에“대통령으로부터 들은 것이 없다”고 언급을 꺼렸다.대신“이제 담화도 끝났으니 오랜 터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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