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자금 조달 아직 취약 - 미국 앰벡스社 이종문회장 강연회서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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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대기업 일변도의 한국경제는 이제 한계상황에 도달했습니다.앞으로 벤처기업을 키우지 않으면 인도.말레이시아.필리핀보다 뒤질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후원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소기업연구원 주최로 28일 오전 서울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 실리콘밸리의 첨단 벤처기업 앰벡스사 이종문(李鍾文.69)회장 초청강연회에서 李회장은“한국의 벤처기업은 정부주도로 움직여지기보다 대학.벤처기업등 민간부문과 손잡고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글로벌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李회장은“미국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20여개의 종합.단과대학들이 벤처기업들과 활발한 산학협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李회장은 한국의 취약한 벤처기업 환경도 아프게 지적했다.미국의 벤처기업이 한국에서 자본을 조달하는데 6개월이상 걸리고 담보가 없으면 이마저 어렵다는 것.대만은 자본을 조달하는데 평균 1주일밖에 안걸린다.

李회장은 특히“최근 정부의 잇따른 벤처기업 육성책은 내실보다 선언적인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서울부근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업단지를 만드는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李회장은 이어 인재육성과 관련,“한국 학생들이 입시위주 교육으로 창의적 사고에는 약하지만 수학.과학분야의 수준은 전세계에서도 상위권인 만큼 아직 가능성이 있다”며 교육제도의 시급한 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21세기에 살아남는 중소기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박상희(朴相熙)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을 비롯,김진현(金鎭炫)서울시립대총장등 학.재계 인사들과 벤처기업 관계자 5백여명이 참석했다. 이형교 기자

이종문회장 누구인가

李회장은 종근당 창업자 이종근(李鍾根)회장의 친동생. 李회장은 지난 70년 미국으로 건너가 82년 다이아몬드컴퓨터사를 설립하면서 실리콘밸리에 첫발을 내디뎠다.이 회사는 멀티미디어카드등 첨단소프트웨어 제품의 잇따른 개발성공과 판매 호조로 지난해 5억9천8백만달러(5천2백억원)의 매출을 기록,실리콘밸리의 중견회사로 성장했다.李회장은 벤처기업 발굴및 육성에도 관심이 많아 앰벡스벤처그룹.앰벡스테크놀로지등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사진설명>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소기업연구원 주최로 28일 오전 서울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앰벡스사 이종문회장 초청강연회.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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