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9세 여대생 촌장 “고향 농촌 살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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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중국의 19세 여학생이 산간 벽지의 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주인공은 중국 서부 산시(陝西)성 안캉(安康)시에 있는 4년제 대학인 안캉학원의 중문과 2학년에 재학중인 바이이퉁( 19·사진). 바이는 14일 고향인 산시성 칭졘(淸澗)현 가오제(高杰)촌 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 투표자 461명 가운데 450표를 얻었다.

정식명칭이 ‘촌민위원회 주임’인 촌장은 주민들의 직접 선거로 뽑는다. “가오제촌을 황허 강변 최고의 마을로 만들겠다”라고 공약한 바이는 뛰어난 연설 솜씨로 경쟁자를 가볍게 눌렀다.

그는 당선 직후 “농촌을 살리는 데 매진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학업도 포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바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배운 게 많고 낙후한 고향을 발전시키려는 의욕으로 충만해 있다”라며 “지금 중국의 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이는 “우물을 여러 개 파서 주민들이 마시는 물 걱정을 덜도록 하겠다”라고 첫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는 “나는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라며 “공직자가 주민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집에서 고구마를 팔아 생계를 잇는 것만도 못하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하지만 바이의 촌장 당선에 대해 학교는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바이는 “촌장 업무가 학업에 영향을 준다면 차라리 (대학 공부를 중단하고) 독학하겠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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