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첫 선 보인 '외인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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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협회(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 외국인팀으로는 처음 출전한 서울 유나이티드FC의 주장 아킨슨(캐나다.오른쪽에서 셋째)이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역할을 알려주고 있다. [신동연 기자]

"제리, 무브 백(물러나).""바아, 원 앤드 원(대인방어)."

축구협회(FA)컵 전국축구선수권 1차예선을 겸한 코니그린컵 아마추어클럽 축구선수권대회가 벌어진 6일 서울 효창운동장. 서울 유나이티드FC와 오노FC의 경기는 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3년 전부터 2종 클럽(일명 조기축구회)에도 출전 기회가 주어진 FA컵에 처음으로 외국인 팀이 출전한 것이다. 서울 유나이티드FC다. 주무 곽대희(27.대학원생)씨를 빼고는 전원이 주한 외국인이다. 딜린(39)감독은 미국인, 오비(33)코치는 나이지리아인이다.

선수들도 콩고민주공화국.나이지리아.가나.앙골라.모로코.영국.프랑스.터키.미국.캐나다 등 10개국 국적이다. 직업도 외국상사 직원.학원 강사.공단 근로자.개인사업으로 제각각이고, 언어도 영어.프랑스어.스와힐리어가 같이 쓰인다. 경기 시작 전 외치는 구호도 "위 아 유나이티드(우리는 한데 뭉쳤다)"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한데 뭉쳐 외국인들의 친선리그인 '수퍼 선데이 리그'에서 세 시즌 연속우승을 했다. 급기야 한국 아마추어클럽과 실력을 겨뤄보겠다며 FA컵에 도전장을 던졌다.

2001년 창단 이후 일요일마다 홈구장인 서울대 운동장에서 볼을 찬 이 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시난(31). 터키 올림픽대표 출신이다.

현재 국가대표인 오칸 부루크(인터밀란)와 함께 올림픽팀에서 뛰었다. 이번에 한국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위해 방한한 터키팀의 통역도 맡았다.

전.후반 30분씩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이들은 전반 24분 후지의 선제골로 앞서가다가 후반에 두골을 내줘 1-2로 역전패했다. 상대 오노FC는 댄스그룹 '쿨'의 멤버 이재훈 등이 속한 연예인팀. 하지만 이날 경기에 출전한 주전 대부분은 고교 및 대학의 엘리트선수 출신이었다. 딜린 감독은 아쉬워하는 선수들에게 "한 경기(13일.파주NFC)가 더 남았다"며 달랬다.

장혜수 기자<hschang@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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