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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빗장 풀리는 신용카드業 참여 봇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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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내년부터 신용카드업 진출이 다소 쉬워지는 것을 계기로 대기업뿐 아니라 은행.보험.항공사.백화점들이 대거 카드업에 본격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업에 새로 진출하거나 기존 백화점 카드를 본격적인 신용카드로 전환하려는 곳은 홍콩상하이 은행을 비롯,모두 18개에 이른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회사가 은행계를 합쳐 8개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신규진출이 이뤄지는 셈이다.

지금은 신용카드사 신설이 거의 허용되지 않지만 내년부터 여신전문기관이 생기는 것을 계기로 규제가 상당히 완화될 예정이다.

여기에다 오는 8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을 공동 이용하게 됨에 따라 지방은행들은 결제계좌 공동사용을 추진중이라 신용카드업계 판도에도 심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외국은행으로는 현재 미국 씨티.홍콩상하이 은행이 본격적으로 신용카드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기존 백화점카드를 내년부터 신용카드로 전환하기 위해 전담팀을 가동중이고 갤러리아백화점도 중장기적으로 신용카드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마일리지카드 고객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교보생명.대한생명등 생보사들은 보험계약자를 카드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카드업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선경그룹은 유공비씨카드 회원과 이동통신 가입자만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내년초 별도법인 설립을 목표로 이미 인력 스카우트에 들어갔다. 현대할부.쌍용할부.금호주택 할부금융과 하나파이낸스도 여신전문기관 통합작업과 함께 신용카드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아래 별도 팀을 구성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조흥.주택은행과 농협은 비씨카드에서 독립해 별도의 신용카드회사를 자회사로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지방은행들의 합종연횡도 조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신용카드업 진출을 적극 서두르는 것은 국내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어 수익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신용카드 업계가 치열한 경쟁에 휘말리게 됐으며 은행들이 공동 이용하는 비씨카드 조직에도 변동이 예상된다”면서“그러나 이로 인해 부실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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