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인도다!] 1.인도의 수학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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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인도 어린이들이 밤잠을 안 자고 외운다는 ‘19×19단’의 교재 중 일부분.

인도사람들의 수학실력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의 유학생 중에도 수학하면 인도학생을 꼽는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최소한 취재팀이 확인한 것은 인도가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어려서부터 수에 대한 교육을 열심히 시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델리 근교의 아미티 사립학교 7학년(한국의 중1) 교실에 들어갔다. 수니타 제이 싱 교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밤새워 '19×19단'부터 외운다"고 말했다. 우리의 '구구단'에 비하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9×9=81'이 아니라, '19×19=361'이 금방 튀어나오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도엔 아미티보다 열악한 여건을 가진 학교가 더 많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문맹률이 35%대에 이른다. 그렇지만 교육의 목표치는 높다. 취재팀이 12학년(한국의 고3) 수학 교과서를 입수, 서울시교육청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가 그랬다.

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대학에서 배우는 미분방정식이 나오고, 경제학 등에서 쓰이는 함수도 많다"며 "실용적인 내용이 많으면서 수준도 높다"고 평가했다.

높은 교육열은 한국을 뺨친다. 태어날 때부터 옥죄고 있는 카스트 제도를 뛰어 넘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한국만큼 개인과외가 성행하는 이유다.

뉴델리.방갈로르=이장규 경제전문대기자,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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