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우량 회사채 펀드, 고금리‘꿩 먹고’ 비과세‘알 먹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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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문제는 가장 안전하다는 국고채의 금리가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이미 3%대로 내려갔다는 것. 그러다 보니 ‘이미 투자의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닌가’ 고민도 된다.

전문가들은 안정성과 수익을 모두 노리려면 이제 우량 회사채로 눈을 돌릴 때라고 말한다. 본격적 구조조정을 앞둔 지금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에 투자하기엔 적기라는 것이다.

◆금리하락 기회

“도박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주식 대신 채권 투자에 집중할 때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패트릭 망지 부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모든 자산 중 우량 회사채를 장기적 투자 1순위 상품으로 꼽았다. 왜 주식 대신 채권, 그것도 우량 회사채일까. 시중금리로 할인되는 채권 가격은 금리가 내려가면 오른다. 따라서 금리 하락기에 채권형펀드는 만기 이자뿐 아니라 금리인하(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초과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12일 현재 금리 수준은 국고채(3년물) 3.53%, 회사채(3년물 AA-등급) 7.46%다.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가 4%포인트 가까이 나는 것이다. 6개월 전만 해도 이 차이가 1%포인트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회사채 금리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를 따라 가파르게 내렸지만 회사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된다면 국고채보다 회사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크다”며 “금리하락의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국공채펀드보다는 우량 회사채 비중이 높은 펀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일드(투기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는 아직 위험할 수 있다.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의 부도 위험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 채권을 편입한 채권펀드가 환매를 연기한 사례도 많다. 따라서 가입할 땐 해당 펀드에 어떤 채권이 편입돼 있는지 꼭 따져 봐야 한다.

◆비과세 혜택도

회사채펀드는 그동안 법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엔 일반인이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장기회사채형펀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장기회사채형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나 금융채,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펀드로 거치식으로 3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준다. 당초 1인당 3000만원이던 비과세 한도가 최근 5000만원까지 높아졌다. 이러한 혜택은 올해 말까지 가입자에 한해 적용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출시된 장기회사채형펀드는 총 8가지다. 이 중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 장기회사채형펀드’가 307억원을 모았고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 장기회사채형펀드’(298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단 중도 환매하면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이익금의 일부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장기적 자금운용 계획을 세운 뒤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 이병훈 연구위원은 “그동안 투자가 주식형펀드에 너무 집중돼 있었다”며 “분산투자 차원에서도 채권형펀드는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우동헌 인턴기자(상명대 경제학과3) ,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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