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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수소연료 친환경차 … ‘녹색 엔진’시동 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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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친환경 차량은 자동차 산업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이끌어 낼 핵심분야다. 최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친환경 차량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동차 회사는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다. 친환경 차량 개발이 석유 대체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미래형 환경친화 차량인 수소연료전지차(FCEV) 분야에서 현대·기아차는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사진은 기아 스포티지 수소연료전지차의 해체 모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전력=현대·기아차는 우선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하이브리드 차량의 양산 시점은 2009년 7월이다.

현재 현대·기아차 기술진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 부품인 변속기·모터·인버터·리튬배터리 등을 7개의 1차 협력 업체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2009년 7월에는 LPG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9월께에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가 시장에 나온다.

2010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적용 범위를 중형·가솔린 차량으로 크게 넓힌다. 쏘나타와 로체 하이브리드 차량도 이때 나온다. 2010년에는 3만 대를 생산한 뒤 2018년에 50만 대까지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개발·판매를 통해 고용 창출 3만7000명, 생산유발액 7조원 등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미래 전략=현대·기아차가 미래 친환경 차량의 또 다른 축으로 삼고 있는 것은 수소연료전지 차량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실용화는 늦지만 더 환경친화적이다. 완전 실용화될 경우 장래 시장 규모도 엄청나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 차량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 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미 전역에서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2006년 8월에 시작된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09년 7월까지 버스를 포함한 34대의 연료전지차를 운행한다. 이런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시범운행한 누적거리는 미국 47만4000㎞, 국내 22만6000㎞ 등 총 70만㎞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시범 사업을 통해 기술을 축적해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의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에 1000대, 2018년에 3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1차 협력업체 33곳, 2차 협력업체 87곳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3만 대 생산 규모가 달성되는 2018년의 경우 9000여 명(생산유발 효과 1조7000억원)의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개발과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30년에는 100만 대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 경우 고용 8만8000여 명, 생산 유발 효과 1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저이산화탄소 친환경차의 개발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기술, 새로운 소재를 채용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기여=현재 개발중인 미래 친환경차는 모두 석유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대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다.

이는 최근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현대·기아차의 추정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 약 20만 대의 친환경 차량이 운행될 경우 연간 석유 사용량을 7만2000 정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방식의 쏘나타 승용차 4만14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이로 인해 감소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1만t에 달한다. 이는 쏘나타 승용차 7만7000여 대의 1년 운행분에 해당된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 곧 선보여=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축적해 온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7월 시판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미래형 자동차 시대에 본격 참여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차량 개발을 위해 2004년 태스크 포스를 구성, 관련 기술을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차량은 친환경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PG)를 쓴다. LPG를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LPG가 가솔린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시장 형성에 유리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의 핵심기술인 배터리도 국내업체와 공동개발한 세계 최초의 첨단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차엔 LPG 감마엔진(1600cc)과 15출력의 전기모터, 무단변속기가 채용된다. 연비는 자체 측정 결과 L당 17km(비공인)이며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운영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일반 차량에 배터리·모터·전기제어기 등 부품이 더 들어가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뛰어난 연료 절감 효과를 생각하면 2년 내에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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