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부한 내용 보드에 쓰며 설명하면 머릿속에 ‘쏙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서울 송파구의 한 영어학원에서 학생들이 영어 프레젠테이션 수업을 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해지는 초등 4학년부터 학습 내용을 스스로 프레젠테이션하는 경험을 하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서울 도림초교 송준헌 교감의 말이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이 학습에 필요한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안진훈 책임교수는 “교육 선진국은 토론과 발표 수업이 많은 게 특징”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연구·분석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창의성과 의사소통능력이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젠테이션 학습법에 대해 알아봤다.

논리적 사고력·분석력·발표력에 효과 지난 8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영어학원. 6명의 학생들이 영어 프레젠테이션 수업을 하고 있다. 이날 주제는 ‘돈과 행복’. “Does money need for ultimate happiness?(돈이 이상적인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할까요?)” 강사 브래들리 켈리(28·미국)가 묻자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학원생 윤서경(13·서울 오금초 6)양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윤양은 “예전엔 내가 아는 정보만 짜깁기하는 게 전부였다”며 “발표를 하면서 질문과 대답을 통해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자 새로운 생각이 샘솟아 발표 내용을 보완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임태현(서울 영문초) 교사는 “프레젠테이션 학습을 하면 논리적 사고력과 의사표현 능력이 발달한다”고 강조했다.  

학습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효과 서울대 영재교육원에 다니는 김지연(14·서울 문영여중 1)양은 암기과목을 공부할 때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한다. “여기저기 흩어진 지식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먼저 교과서와 참고서·문제집으로 공부를 한다. 학습한 내용을 종합해 큰 종이에 아는 것을 모두 쓴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화이트보드엔 중요 단어만 적은 후 세부적인 것은 외워서 설명한다. “공부한 내용을 도식화하면 큰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김양의 얘기다.

조윤지(20·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씨의 서울대 합격 비결도 프레젠테이션 학습법이다. “공부한 내용을 화이트보드에 쓰며 입으로 설명을 했더니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수업시간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 불과하다며 “복습을 통해 ‘내 공부’가 되는 과정에 그것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2외국어 공부에서 효과를 봤다. 수학 과목은 방법이 좀 다르다. “보드에 문제를 풀면서 풀이 과정을 입으로 설명하다 보면 이해도 빠르고 재미가 있어요.”

정보 검색 통해 배경지식 확대 이정수(13·서울 가원초 6)군은 “친구들에게 내 생각을 영어로 잘 전달하기 위해 단어를 많이 찾고 문장을 가다듬다 보니 어휘력과 표현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군은 BBC 뉴스나 영어포털사이트 검색을 자주 한다. 예컨대 ‘money’나 ‘happy’ 등을 검색하면 관련 정보는 물론 표현법이나 활용법도 익힐 수 있다.

YBM 서울 송파ECC 이수연 교수부장은 “영어 프레젠테이션 학습은 어휘력·배경지식·발음 등에 도움이 돼 특목중·고 영어 면접뿐 아니라 공인영어시험 대비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영어 프레젠테이션 학습을 할 때는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게 해서 전반적인 개요를 먼저 말한 후 핵심을 반복 강조하는 게 좋다. 목소리나 발음, 손동작에도 유의 한다.

“독서·체험학습·여행·취미 등도 프레젠테이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임 교사의 설명이다. 예컨대 방학 중 역사책을 읽었다면 관련 정보를 다른 책이나 인터넷 검색 등으로 찾아 정리한 후 가족들 앞에서 발표해 보는 것이다. 그는 “가족끼리 체험학습이나 여행을 다녀온 후 촬영해온 사진 등을 보며 발표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