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최대기업 사쿠라그룹 전무 내한 - 한국 식품시장 보러 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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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내 조총련계 최대 기업인 사쿠라(櫻)그룹의 2세 경영인인 전수열(全守烈.44)전무가 15일 오후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에서 기자와 만나“한국의 식품관련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혔다.

사쿠라그룹 공동 창업자인 전인식.전진식형제(작고)중 진식씨의 아들인 全전무는 약 1주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식품과 유통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인과 접촉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조총련계 경제계 거물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全씨는 작년 11월 국적이 북한이라는데 제한을 받지 않고 사업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全씨 일행은 북한 국적을 가진 4명등 모두 7명인데,이들은 도쿄(東京)의 한국 총영사관이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소지하고 입국했다.

사쿠라 그룹은 북한과 처음으로 합영사업을 벌인 조총련계 핵심 기업으로 모란봉 합영사업을 통해 일본 아오키 양복에 납품하는 양복 공장을 북한에 가동시키고 있다.

또 일본 각지에서 대형 슈퍼마켓과 불고기 식당 체인'모란봉'을 운영하고 있으며 불고기 양념장을 중심으로 한 식품 제조업체,요리전문학원도 소유하고 있다.

경남고성 출신인 全씨 일가는 1세때 일본에 건너가 도쿄 인근 후추(府中)시에서 처음에는 빠찡꼬 업체를 경영하면서 성장,현재는 후추시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납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편 全전무는 입국수속 도중 시종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피하며 입을 다물었다.또 일행에게는 취재진과 접촉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全전무는 취재진의 요청에 유창한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만 남긴채 공항을 빠져 나갔다.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에 온 소감은.“사쿠라그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한국에는 처음 왔고 무척 긴장이 돼 뭐라 말하기 어렵다.(땀을 닦으며)서울이 생각보다 무척 덥다.” -방한 목적은.“사쿠라그룹의 주된 사업이 식품관련 업종이기 때문에 이와 관계된 한국시장을 시찰하기 위해 왔다.” -서울에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지금으로서는 말할 수 없다.” -특정 기업의 초청으로 방한한 것인가.“그렇지 않다.”(동행한 일본인 기무라 시게요시가 무엇인가 덧붙이려 했으나 全이“그 얘기는 아직….”이라며 제지.) -한국에는 얼마나 머무를 예정인가.“일주일이다.” -한국시장에서 특히 무엇을 살펴볼 것인가.“우리는 식품을 많이 다룬다.한국.일본.중국식품이 모두 관심사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앞으로 한국계 기업과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인가.“지금은 대답할 수 없다.” 남윤호 기자

<사진설명>

전수열 사쿠라그룹 전무가 한국의 식품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15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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